경제
'쓰레기 고춧가루' 위장 수출…60억 원 탈세
입력 2009-01-18 12:11  | 수정 2009-01-19 08:49
【 앵커멘트 】
저질 고춧가루를 위장 수출해 거액의 세금을 챙긴 중국교포가 덜미를 잡혔습니다.
3년 동안 빼돌린 세금 60억 원으로는 초호화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거 현장을 강태화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충북 진천에 있는 고춧가루 제조 공장.

한쪽 방에는 원료용으로 수입한 최상품 중국산 고추가, 다른 방에는 동남아로 수출될 고춧가루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수출용 포대에서는 주황색에 가까운 고춧가루가 나옵니다.

속칭 '희나리'라고 불리는 쓰레기 고추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강태화 / 기자
- "국내에서 조달된 저질 고추는 수출용으로 위장돼 해외로 팔려나갔습니다. 세금을 돌려받기 위한 수법입니다."

수입한 원재료를 가공해 수출하면, 처음에 낸 관세를 모두 돌려받게 돼 있습니다.

100원짜리 중국산 고추를 수입했다면 270원의 관세를 내야 하지만, 고춧가루로 만들어 수출하면 세금 270원을 돌려받습니다.

업자들은 원료로 수입한 고추는 제값에 국내에 팔고, 쓰레기 재료로 만든 고춧가루를 수출해 세금을 모두 돌려받았습니다.

이렇게 빼돌린 돈만 60억 원이 넘습니다.

탈세범은 이 돈으로 초호화 생활을 하며 지역 유지들과 친분을 쌓아, 당국의 조사를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세금포탈 용의자
- "내 돈 냈던 걸 돌려받은 거죠. 세금을 내고는 받고 또 내고는 받고 하는 거에요. 60억 원도 내 돈 냈다고 다시 받은 거죠."

돌려받은 세금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돈세탁한 뒤 중국으로 빼돌렸습니다.

▶ 인터뷰 : 이생기 / 서울세관 조사총괄과장
- "먼저 국가의 막대한 세금을 착복했다는 거고, 또 저질의 물품을 외국에 수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줬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관세청은 고추뿐만 아니라 참깨 등 관세율이 높은 품목을 이용한 탈세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단속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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