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새해 라이벌②] CJ 對 오뚜기·동원·풀무원…뜨거운 밥상 대첩
입력 2020-01-11 18:48 
CJ제일제당 비비고 간편식. [사진 제공 = CJ제일제당]

"집에서 밥을 해먹던 문화는 향후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국내 가정간편식(HMR) 제조업체 대표 A씨의 말이다. 바야흐로 HMR 전성시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대 초반 1조원대 규모였던 국내 HMR 시장은 2018년 3조2100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2021년에는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HMR 성장의 주역은 '혼밥'을 즐기는 1인 가구다. 여기에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심리가 작용하면서 한 끼 식사를 위해 장을 보거나 요리를 하는 시간을 줄이고 여가에 투자하는 문화가 확산된 것도 HMR 성장을 견인했다.
HMR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업체 간 경쟁도 날이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독보적인 1위는 CJ제일제당이다. 한국농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국내 즉석조리식품(가공밥·국·탕·찌개·죽 등) 전체 판매액 중 CJ제일제당이 차지한 비중은 52%에 달한다. CJ제일제당의 즉석조리식품 점유율은 2016년 39.3%에서 지속 증가했다. 반면 2위 오뚜기는 2016년 32.6%, 2017년 30.9%, 2018년 26.8%로 하락하며 1위와의 격차가 벌어졌다.
CJ제일제당은 한식 브랜드 '비비고'와 서양식 브랜드 '고메'를 앞세워 HMR 시장을 주도해왔다. 1996년 "누가 밥을 사먹겠냐"는 반발에도 불구 출시했던 즉석밥 대명사 '햇반' 성공 스토리를 바탕으로 국·탕·찌개와 죽 카테고리를 빠르게 접수해나갔다. 최근에는 수산물도 구이의 경우 30일, 조림은 상온 9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는 HMR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맞서 오뚜기도 HMR 카테고리를 확장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뚝배기 불고기밥'과 '전주식 돌솥비빔밥', 컵밥, 그라탕, 닭강정 등 안주류 라인을 늘리며 전체 매출이 증가한 효과도 발생했다. 지난해 말에는 프리미엄 HMR 브랜드 '오즈키친'을 론칭하고 미트류 등을 선보였다. 특히 CJ제일제당이 올해 비상경영을 선포함에 따라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던 제품 가짓수를 줄이기로 결정한 것도 오뚜기에는 반격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풀무원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 [사진 제공 = 풀무원]
죽 시장도 뜨겁다. 국내 죽 시장에서는 동원F&B '양반죽'과 CJ제일제당 '비비고죽'이 맞붙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상품죽 시장점유율은 동원F&B가 43.9%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CJ제일제당(34.2%)이 따랐다. 비비고죽이 2018년 말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CJ제일제당의 성장 속도가 무섭다. 비비고죽은 국내 첫 파우치형 죽으로 누적 판매량 2000만개를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한때 CJ제일제당에 점유율 1%포인트까지 쫓겼던 동원F&B는 '양반 파우치죽'을 출시하면서 한숨 돌린 상황이다. 여기에 백합죽과 전복죽, 쇠고기죽 등 프리미엄 죽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죽 전문점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냉동 HMR 시장에서는 풀무원이 약진하고 있다. 1조5000억원 규모의 냉동 HMR 시장에서 냉동만두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다. CJ제일제당이 '비비고 왕교자' 등으로 냉동 HMR 시장 점유율 1위(30%)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풀무원이 '얇은피꽉찬속 만두'를 내놓으며 점유율을 7%에서 11%로 빠르게 확대했다. 지난해 9월 기준 풀무원의 냉동만두 점유율은 20.8%로 1년만에 10%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여세를 몰아 풀무원은 '황금밥알 볶음밥'과 '노엣지·크러스트 피자' 등 냉동 HMR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