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업종ETF `반도체` 노다지…`非IT`는 황무지
입력 2020-01-10 17:53  | 수정 2020-01-10 22:09
코스피가 2200을 회복할 정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업종과 테마 상장지수펀드(ETF)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피200과 정보기술(IT) 업종 ETF와 비IT 업종 ETF 간 양극화 현상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TIGER200중공업 ETF는 2820원으로 마감해 3개월 전에 비해 6.3% 하락했다. TIGER200건설은 3개월 전보다 4.83% 하락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21.4% 떨어졌다. KODEX자동차 역시 3개월 전에 비하면 4.47% 내렸다. 이는 KODEX반도체 ETF가 삼성전자가 보유 종목에 없음에도 큰 폭으로 오른 것과 확연히 다른 실적이다.
TIGER반도체 ETF는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개월 전에 비해 27.6%, 1년 전에 비해 58.1% 오른 2만7710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3개월 수익률로는 산업재, 철강소재, 부동산인프라고배당 ETF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스피200지수가 3개월 새 9.8% 오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수익률이라 할 수 있다.
업종과 테마 ETF 성과가 부진한 이유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IT 업종과 비IT 업종 간의 온도차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9일 나란히 신고가를 새로 쓸 정도로 반도체 업종은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 반해 다른 산업에서는 아직 온기가 돌고 있지 않고 있다. 특히 경기민감 업종인 중공업·자동차·정유화학·건설은 올해 이익 전망 역시 밝지 않다. 반면 반도체 업종은 지난해엔 공급과잉 우려로 인한 D램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했으나, 올해 1분기엔 D램 가격 반등이 시작한다는 기대가 돌고 있다.

자동차·화학·철강·건설 등은 글로벌 소비 부진과 함께 공급과잉 우려가 여전해 올 상반기까지는 주가가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화학 업종은 이미 미국과 중국의 증설 이슈로 2년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도 여전히 증설 프로젝트가 집중돼 있어 수요 회복 효과가 거의 없고, 자동차 업종 역시 미국·중국·유럽의 소비 부진이 여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철강 역시 2019년 하반기부터 계속된 철강가격 급락, 내수와 수출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량 부진, 국내 건설과 자동차 수요 부진도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다.
다만 일부 부진한 업종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외에도 전망이 밝은 업종이 있기 때문에 IT ETF에 집중된 투자보다는 코스피200지수 전체를 담은 지수 ETF 투자가 낫다는 평가도 있다. IT 업종 상승률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지난해부터 네이버 등 플랫폼·소프트웨어 업종, 중국 소비 관련주나 화장품 업종 실적 역시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개월간 TIGER화장품 ETF는 13.9% 상승했으며, TIGER소프트웨어는 14.4% 올랐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종 투자를 할지, 지수 투자를 할지는 개인의 위험 선호도에 관련된 문제이긴 하지만 반도체 업종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반도체 ETF와 코스피200 ETF는 사실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며 "업황이 부진한 업종이 들어 있어 코스피200 ETF 상승률이 IT ETF보다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분산 투자 효과는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올해 IT 업종 주가 상승 효과가 다른 업종에서도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 센터장은 "반도체 경기가 회복된다는 것은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도 볼 수 있어 다른 업종 역시 주가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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