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세금 써 만들었더니…농협 간부 '지역화폐 깡' 의혹
입력 2020-01-08 19:30  | 수정 2020-01-08 20:16
【 앵커멘트 】
자치단체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지역 화폐'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데요.
할인 폭이 커서 일부에서는 품귀현상을 빚을 만큼 인기입니다.
그런데 지역 화폐를 판매하는 농협에서 이상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강세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이른 아침부터 농협 창구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모두 은행 업무를 보러 온 게 아닙니다.

"어떤 일 때문에 오셨어요?"
"상품권(지역 화폐) 사러 왔어요."

전북 군산은 지역 화폐를 액면가보다 10% 싸게 살 수 있습니다.


할인되는 금액은 모두 세금으로 채워집니다.

그래서 금융기관은 차익을 노려 정상가격에 되파는 이른바 '깡'에 악용되는 것을 막으려고 신분증을 확인하고 자필 신청서도 받습니다.

구매 한도는 1인당 한 달에 70만 원입니다.

그런데 이 농협의 한 간부는 지인의 신분증을 이용해 지난 1년간 1억 2천만 원어치의 지역 화폐를 사들였습니다.

▶ 인터뷰 : 해당 농협 간부
- "전체적으로 (신분증은) 66명 정도…."
- "신청서는 다 대신 작성하신 건가요?"
- "예."

그러면서 "지인의 부탁을 받고 지역 화폐를 대리 구매했을 뿐 나쁜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농협은 해당 간부의 말만 믿고 감봉 1개월 징계만 내렸습니다.

경찰에 수사는 의뢰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농협 관계자
- "외부인이라면 (수사 의뢰를) 하겠죠. 우리 조직 내에서…."
- "직원이니까?"
- "예."

군산 지역 화폐는 발행 1년여 만에 무려 5천억 원어치나 팔렸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