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금천구마저 `10억클럽`임박
입력 2020-01-08 17:11  | 수정 2020-01-08 19:04
금천구는 서울에서도 집값이 저렴한 동네라는 인식이 강했다.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교통 사각지대'가 많고 중심지에 공장, 군부대 등이 있어 개발이 더뎠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낮은 곳이 금천구다. 하지만 이제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작년 9월 신안산선 착공 영향으로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지역 대표 아파트 단지 전용면적 84㎡ 매매가격이 10억원에 육박할 정도다. 정부가 시가 9억원 초과 아파트를 집중 규제하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 지역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겹친 덕분이다.
8일 매일경제신문이 KB부동산 주택가격현황을 살펴본 결과, 금천구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작년 1월 1767만9000원에서 12월 1983만5000원으로 12.2% 올랐다. 작년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금천구보다 아파트값이 더 오른 곳은 광진구(14.1%)와 송파구(12.6%)뿐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신안산선 착공 소식이 들린 후 아파트 가격이 폭등 수준이다.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금천구 아파트값은 3.6% 올랐는데, 9월부터 12월까지 석 달 동안 8.29%나 상승했다. 금천구 아파트값이 급등하며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두 번째로 저렴한 도봉구와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월만 하더라도 도봉구와 금천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96만원가량 차이가 났지만, 지난달엔 9만원까지 좁혀졌다.
이 같은 현상은 아파트 개별 단지를 살펴봐도 확인된다. 금천구를 대표하는 아파트인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 1차' 전용 84㎡는 작년 1월만 해도 8억원 안팎에서 거래됐는데 지난해 말엔 10억원 안팎까지 가격이 올라왔다. 현재 최고가는 작년 10월 거래된 9억3000만원이다. 중소형(전용 85㎡) 아파트가 심리적 장벽 역할을 하는 10억원을 넘은 것은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금천구 아파트가 신안산선 효과 등 여러 개발 호재가 겹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독산동 우시장은 작년 정부가 지정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지로 선정됐다. 이 밖에 금천구청역 복합 개발,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등 지역 개발 사업이 상당하다.
정부가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 등에서 모든 규제의 초점을 9억원 넘는 아파트에 맞춘 부분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추가 대출규제를 받지 않은 9억원 미만 주택이 많아 풍선 효과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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