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궁지 몰린 아베…"유자는 9년이 지나야 꽃이 핀다"
입력 2020-01-08 14:16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6일 미에현에 있는 이세신궁을 참배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유자는 9년은 지나야 꽃이 핀다."
잇따르는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내년 9월말까지 임기를 채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8일 일본언론들이 밝혔다.
아베 총리는 전날 열린 자민당 신년 시무식에서 "복숭아·밤은 3년, 감은 8년 걸려야 딸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유자론을 꺼내들었다. 복숭아·밤은 3년, 감은 8년이란 일본 속담은 모든 일이 이뤄지는데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아베 총리는 속담을 언급한 후 유자는 9년이 필요하다며 "유자가 꽃 필 때까지는 책임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 큰 꽃을 피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재집권 후 올해 8년차를 맞는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언론에서는 9년을 언급한 것은 집권 9년차가 되는 내년까지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여당 총재가 총리직을 수행한다. 자민당 총재직을 3연임 중인 아베 총리의 임기는 내년 9월말까지다. 새해 시무식부터 아베 총리가 유자를 꺼내든 것은 최근 내각 지지율 급락과 함께 조기 퇴임설 등이 제기되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아베 총리의 발언은 유자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유자에 이어 "매화는 13년, 배는 15년, 사과는 25년 걸린다"며 "수확은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중심이 되서 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으로 인해 아베 총리가 자민당 규정을 바꿔 4연임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도 키웠다고 일본 언론들은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총재직은 2연임으로 제한한 규정을 바꿔 3연임에 성공한바 있다. 현재로써 4연임은 금지돼 있지만 최근들어 니가이 도시히로 간사장이나 아소 다로 부총리 등이 4연임을 언급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아베 총리는 집권 3주기를 맞던 2015년에도 '밤 3년, 감 8년' 발언을 하기도 했었다. 이후 아베 총리는 당규를 바꿔 3연임에 나섰고 2021년까지 임기를 늘렸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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