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자본잠식 쌍용차…민주노총계 노조원 "무기한 휴직 용납안돼…출근하겠다"
입력 2020-01-07 16:06 

쌍용자동차 노사가 회사의 자본잠식을 타개하기 위해 사무직 순환 휴직 등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이행하는 와중에 사측의 유급 휴직 통보에 반발한 복직 근로자 46명이 7일부터 본격 출근투쟁을 시작했다. 사측은 노사가 합의한 자구 원칙에도 어긋날 뿐더러 출근투쟁이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쌍용차 지원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복직 근로자 46명은 쌍용차가 신년 공장 가동을 시작한 이날 평택 공장 정문에서 "노(민주노총 계열 쌍용차 노조)·노(쌍용차 기업노조)·사·정(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에 따라 당당하게 출근하겠다"고 밝히고 출근투쟁에 돌입했다. 출근투쟁을 주도하는 복직 근로자 1인인 김득중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은 "공장에 들어가 부서 배치를 요구할 것"이며 "매일 출근길에 오르겠다"고 했다.
이들 근로자 46명은 2009년 '쌍용차 옥쇄 파업' 사태로 발생한 해고자 중 복직이 예고된 마지막 인원이다. 당시 옥쇄 파업에 끝까지 참여한 정리해고 노조원 970여명 가운데 454명은 무급휴직을 선택했고 일부는 명예퇴직했다. 남은 165명은 해고자 신세가 됐다. 쌍용차 근로자들은 이 사태를 계기로 민주노총을 탈퇴, 기업노조를 새로 꾸려 쌍용차는 다수인 기업노조와 소수인 민주노총 산하 노조로 이뤄져 있다.
쌍용차는 2013년 무급휴직자 454명을 우선 전원 복직시키고 2016년부터 해고자들을 순차 복직시켰다. 김 지부장을 비롯한 46명은 2018년 9월 경사노위 중재로 노노사정이 복직에 합의했다. 그러나 쌍용차는 지난달 24일 이들에 대한 복직 연기와 통상임금의 70%를 지급하는 무기한 유급 휴직을 통보했다.

쌍용차 사측과 기업 노조는 지난 해 2차에 걸쳐 임원 20% 감원, 사무직 순환 휴직, 올해 임금 동결 등을 골자로 한 자구안에 합의했다. 쌍용차는 올해 주요 신차 출시 계획을 보류하고 내년 출시할 전기차(EV) 프로젝트에 올인하다시피하고 있다. 마힌드라는 이 같은 자구안의 성실 이행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지원을 전제로 쌍용차에 2300억원을 수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분간 유휴 인력이 발생해 불가피하게 해고자 복직을 연기한 것"이라며 "출근투쟁은 노사 자구 노력에도 어긋날 뿐더러 격화하면 대주주 지원 노력도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사장)는 7일 열린 시무식에서 "쌍용차는 지난해 렉스턴 스포츠 칸을 시작으로 신형 코란도 등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며 판매와 매출 확대를 도모했다. 특히 협력적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근본적 쇄신책을 마련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출시 예정인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상품성을 최대화하고 수출 판매 활성화에도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면서 다양한 전략적 제휴관계를 활용해 개발 기간을 줄이고 투자 리스크를 분산하겠다"고 덧붙였다.
[평택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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