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목성의 달 유로파에 생명체 흔적 찾을 `수중로버` 보낸다
입력 2020-01-07 13:43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빙저(氷低) 탐사용 수중 로버 `브루이(BRUIE)`. 수중에서 자율 운항이 가능하다. 오른쪽 사진은 남극해에서 현장 실증 테스트 중인 모습. [사진 제공 = 미국항공우주국]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30년대 목성의 달(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에 보낼 자율주행 수중 로버를 최근 공개했다. 실제 발사되면 지표면 위를 달리는 로버(탐사차)가 아닌 물속을 헤엄치는 수중 로버를 최초로 우주로 보내는 셈이 된다. 톱니바퀴로 얼음 위를 주행할 수도 있고 얼음 밑에서도 안정적인 항해가 가능해 유로파의 해빙(海氷) 아래에서 수중 탐사를 하며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빙저(氷低) 탐사용 수중 로버 '브루이(BRUIE)'를 개발하고 지난해 11~12월 남극 바다 얼음 밑에서 현장 실증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5일(현지 시간) 밝혔다. 브루이는 '빙저 탐사를 위한 부력 로버(Buoyant Rover for Under-Ice Exploration)'의 약자다. 폭이 1m인 브루이는 중앙 바에 관측용 카메라와 조명, 수중 자율 운항 내비게이션을 위한 무선통신 장비 등이 탑재돼 있고 바의 양 끝에 2개의 톱니바퀴가 달려 있다. 소형 과학 장비도 탑재 가능하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는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와 함께 액체 상태의 물이 있는, 지구와 가장 유사한 바다를 갖고 있는 태양계 천체로 꼽힌다. 액체 상태의 물은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생명체의 필수 조건 중 하나다. 유로파의 경우 10~19㎞ 두께의 두꺼운 해빙 아래 깊은 바다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유로파 표면에서 수증기를 포착하기도 했다.
브루이는 사람의 조종 없이 물속에서 스스로 항해할 수 있다. 특히 얼음 바로 밑 아랫면에 고정돼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거친 해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물과 얼음의 경계면에서 안정적으로 탐사를 벌일 수 있다. 또 양끝의 두 톱니바퀴는 서로 같은 방향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반대 방향으로 각각 돌아갈 수도 있어 자세 제어에 용이하다. 반면 일반적인 잠수정은 얼음층에 가까이 접근하면 충돌하거나 중심을 잃을 수 있어 경계면 탐사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2025년 발사될 예정인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유로파 궤도선 `유로파 클리퍼`의 운용 상상도.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는 두꺼운 얼음층 밑에 지구와 유사한 깊은 바다가 자리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제공 = 미국항공우주국]
지구에서는 북극해와 남극해가 유로파의 바다와 가장 가깝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브루이는 해빙 아래 수중에서도 특히 물과 얼음이 만나는 경계면 인근을 집중적으로 탐사하게 된다. 브루이 프로젝트의 케빈 핸드 NASA JPL 수석연구원은 "얼음의 화학 작용은 얼음 아래 바다에 있는 생물들에게 필요한 성분을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구상에서 북극해를 덮고 있는 얼음도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댄 베리스포드 NASA JPL 우주생물학연구소 연구원은 "브루이는 실제 유로파 탐사 임무에서 고화질 카메라뿐만 아니라 물속 용존 산소와 염분, 압력, 온도 등 생명체와 관련된 요소를 측정하기 위한 다양한 과학 장비를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우리는 지구상의 생명체와 유사한 생명체를 탐지하는 방법만 알고 있기 때문에 만약 유로파에 사는 생명체가 지구와 완전히 다른 경우에는 감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NASA는 본격적인 유로파 탐사 임무에 앞서 유로파에 보낼 탐사용 궤도선 '유로파 클리퍼'를 개발 중이다. 2025년 발사될 예정인 유로파 클리퍼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 주위를 돌며 향후 임무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수집할 예정이다. 브루이는 유로파 클리퍼 임무 이후의 후속 임무에 투입될 예정으로 2030년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 투입될 예정인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드론 `드래건플라이`. 오는 2026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미국항공우주국]
한편 우주 탐사용 새로운 무인기 도입은 브루이뿐만이 아니다. NASA는 토성 주위를 도는 82개의 위성 가운데 가장 큰 '타이탄'에 하늘을 나는 드론(회전익기) '드래건플라이'도 보낼 예정이다. 우주에 드론을 보내는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잠자리'를 의미하는 드래건플라이는 8개의 프로펠러를 이용해 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는 회전익기로 형태는 일반적인 드론과 비슷하고 규모는 더 크다.
드래건플라이는 2026년 발사돼 2034년 전 타이탄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타이탄에서 약 2년 8개월 동안 장소를 옮겨가며 모래언덕부터 크레이터(분화구)에 이르는 수십여 곳에서 샘플을 채취하고 생명체의 흔적과 물의 존재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짐 브리든스틴 NASA 국장은 이날 "우주에서의 드론 임무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드래건플라이는 타이탄 상공을 날며 다양한 유기 화합물을 발견하고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혁명적인 새로운 단서들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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