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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원 결국 해체…CJ ENM 주가 볕들날 올까
입력 2020-01-07 11:40 
[사진 = 연합뉴스]

음악채널 엠넷(Mnet)이 2016년 1월 선보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리즈. 단기간에 국민의 삶을 이처럼 파고든 TV 프로그램은 드물다. 미국에서 히트한 '아메리칸 아이돌'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한국인 특유의 경쟁심과 맞물려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엠넷을 운영하는 CJ ENM 주가 또한 '프로듀스 101'이 주목 받은 만큼 고공행진했다. 2016년 1월 초만 하더라도 16만~17만원에 그치던 주가는 그해 5월 20만원 넘게 치솟았다. 당시 증시를 이끌던 미디어 테마의 대장주는 단연코 CJ ENM이었다.
하지만 '프로듀스 101'은 이제 CJ ENM의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6일 CJ ENM은 '프로듀스 X 101'으로 탄생한 보이그룹 엑스원(X1)을 데뷔 4개월 만에 해체한다고 밝혔다. 엑스원 멤버들이 소속된 9개 연예기획사는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면서 "각 멤버들 소속사와 전원 합의를 원칙으로 협의하였으나 합의되지 않아 해체 결정했다"고 밝혔다. CJ ENM이 엑스원 활동 지속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공중분해의 길을 걷게 됐다. '프로듀스 48'을 통해 데뷔한 걸그룹 아이즈원은 활동을 계속한다고 하지만, 일반적으로 보이그룹은 걸그룹 보다 수익 측면에서 월등하다. 애써 탄생한 보이그룹 '엑스원'을 해체하면서 CJ ENM의 대형 악재를 맞았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고 하지만 요즘 증시에서 CJ ENM 만큼 이 말에 적합한 종목 또한 드물다. CJ ENM 주가는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선보인 뒤로 2018년 7월 29만4900원까지 오른 뒤로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CJ ENM의 주가 하락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배경으로는 단연코 '프로듀스 101' 순위 조작 사태가 꼽힌다. CJ ENM을 미디어 대장주로 만든 프로그램이 되려 위기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는 지난달 30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여 사과했지만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허 대표는 이날 "데뷔라는 꿈 하나만 보고 열정을 쏟았던 많은 연습생이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정말 미안하다"면서 "금전적 보상은 물론 향후 활동 지원 등 실질적 피해구제를 위해 관계되는 분들과 심도 있게 논의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부분은 바로 '금전적 보상'.

CJ ENM은 프로그램을 통해 엠넷에 돌아온 이익은 물론 앞으로 발생할 이익까지 모두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한 CJ ENM은 300억원 규모 기금 또는 펀드를 조성해 K팝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중소 기획사 지원 등 공익 사업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일시적 지출이 늘 것으로 예측되자 CJ ENM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지난달 30일 15만9600원이던 주가는 지난 6일 15만200원까지 떨어졌다. 불과 3거래일 만에 5.8% 폭락한 것이다.
다만 증시에서 일시적 악재에 따른 폭락은 또한 급반등의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CJ ENM에 대한 적정 주가 컨센서스는 7일 기준으로 22만778원이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으로 CJ ENM의 예상 PER은 15.67배, PBR은 1.03배에 그친다. CJ ENM이 저평가된 종목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CJ ENM 주가가 '프로듀스 101' 악재를 뚫고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을 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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