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살고 있는 30~40대 맞벌이 부부의 75%가 주택 인테리어에 1000만원 이상 쓸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을 부동산 투자수단으로 여겨 집꾸미기에 큰 돈을 들이지 않았던 기성세대와는 달리 주택을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토탈리빙 인테리어 업체 아파트멘터리가 서울·경기권에 거주하는 3040 맞벌이 부부 500명의 라이프스타일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00만~2000만원을 집 인테리어 비용으로 기꺼이 지출할 수 있다고 답한 이들이 32.6%로 가장 많았다. 2000만~3000만원 사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0.6%, 3000만원~4000만원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11.6%였다. 집 인테리어에 1000만원 정도는 기꺼이 쓸 수 있다는 수도권 3040 맞벌이부부가 74.8%에 달한다는 얘기다.
이런 주택 공간 자체에 대한 애착은 집이 어떤 곳인지를 묻는 질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응답자의 61.8%가 '가족과 함께 하는 공간'이라고 답했고, '충전 및 휴식하는 공간'이라는 응답이 31%를 차지했다. 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간으로는 거실(60.2%)을 꼽은 이들이 압도적이었고, 집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공간도 거실이 1위(69%), 침실이 2위(21%)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집에서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공간으로 56%가 가족 모임 공간을 꼽았고, 가족 구성원의 취미 공간(18.6%)이 뒤를 이었다.
아파트멘터리 관계자는 "수도권 3040 맞벌이 부부들은 자신과 가족을 위한 소중한 시간 자체를 중시하며, 이런 시간을 보낼 공간을 마련하는 데에도 매우 적극적인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인테리어 뿐 아니라 소비패턴을 통해서도 과시를 위한 소비보다 자신과 가족의 내면의 만족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들은 '새로운 경험'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1년 중 1~3회 해외로 떠난다. 쉼과 더불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재충전하는 방법으로는 여행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었다. 응답자의 74.6%는 1년에 평균 1~3회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여행지를 선정하는 기준은 그곳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인지가 44%로 가장 많았고, 자신과 가족의 선호를 반영한다는 응답이 39.2%로 그 뒤를 이었다. 완벽한 휴식이 가능한 여행지를 선택하는 이들(38.2%)도 미세한 차이로 4위를 차지했다. 또한 이들은 압도적으로 자유여행(75.2%)을 선호했다.
또 이들의 최대 관심사 세 가지는 재테크(64.4%), 행복(56.2%), 자기계발(41.8%)이다. 건강 관리 방법으로는 건강보조식품 섭취(51.6%), 꾸준한 운동(45%)을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지만, 스트레스 관리라고 답한 응답자가 34.8%, 명상, 심리 상담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각각 8%, 3.8%로 '멘탈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생각하는 좋은 회사의 조건으로 워라밸이 좋은 회사, 고용이 안정적인 회사(각각 30.4%로 공동 1위)를 꼽았다. 이어 연봉이 높은 회사(12.6%), 의사소통이 잘 되는 회사(11.6%)가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안정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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