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美펀드 600억 증가할 때 中펀드 1300억 증발했다
입력 2020-01-05 18:44  | 수정 2020-01-05 19:26
미국과 중국이 2년째 이어진 관세전쟁 끝에 오는 15일 1차 합의안 서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국 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중국 펀드에선 대규모 이탈이 일어나는 등 투자 패턴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미국 자산에 투자하는 북미 펀드에 6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리는 동안 중국 펀드에서는 1270억여 원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중 증시 호황으로 S&P500지수가 31.5%, 상하이종합주가지수가 23.78% 오르는 등 각각 2013년과 2014년 이후 최고 성과를 거뒀으나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에만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본 셈이다. 중국 펀드는 최근 3개월간 설정액이 3000억원 줄었고, 지난 1년 동안은 무려 1조원 이상 감소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전체 펀드의 15%에 가까운 설정액이 증발한 셈이다. 특히 최근 한 달간 중국 펀드의 수익률은 6.2%로 북미 펀드(1.7%)를 큰 폭으로 웃돌았지만 투자자들의 이탈은 계속됐다. 2018년 중국 증시는 미·중 무역전쟁 등 여파로 상하이종합주가지수가 4분의 1가량 하락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가 작년 해당 손실분을 만회하면서 중국 펀드 투자자들도 원금을 회복하고 환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미·중 무역전쟁이 이어지면서 중국 증시가 올해 고점을 크게 뛰어넘는 성과를 달성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성장세가 이어지는 특정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중국 증시에 성장 모멘텀이 크지는 않지만 알리바바, 텐센트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비롯해 태양광, 전기자동차 배터리, 헬스케어 등 중국 내수 기반 기술기업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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