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은행 한달새 1천명 짐싸…몸집 줄이기 가속
입력 2020-01-05 18:30 
최근 한 달 동안 희망퇴직 실시로 1000명 넘는 직원이 은행을 떠났다.
초저금리와 디지털 시대에 따라 시중은행에서 '몸집 줄이기'가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이 이들 직원 퇴직금에 수억 원대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1025명에 달하는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거나 이미 퇴직 절차를 마쳤다. 하나은행은 1964·1965년생인 일반 직원 277명이 희망퇴직하는 등 369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들에겐 각각 22개월치, 31개월치 평균임금과 함께 자녀 학자금(1인당 최대 2000만원), 의료비(최대 2000만원), 재취업·전직 지원금 2000만원을 지급했다.
만 15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일반 직원 92명도 '준정년 특별퇴직' 제도를 통해 회사를 나갔다. 이들 역시 각각 24∼27개월치 평균임금과 함께 자녀 학자금 등을 받았다.

농협은행은 1963년생이거나 10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직원이 특별퇴직 대상이었다. 농협은 각각 평균임금 대비 28개월치, 20개월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했다.
지난달 1964·1965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전직지원(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우리은행에서는 300여 명이 신청했다. 심사를 거쳐 확정된 이들은 이달 31일 퇴직한다. 이들은 각각 평균임금 대비 30개월치, 36개월치를 특별퇴직금으로 받는다.
KB국민은행은 1964~1967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지난 3일까지 받았다. 이들은 23∼35개월치 특별퇴직금과 자녀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최대 2800만원), 건강검진 지원 등 혜택을 제공받는다.
신한은행은 근속 15년 이상에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 중 1961년 이후 출생자, 차·과장급 이하 일반직 중 1964년생이 특별퇴직 대상이다. 출생 연도에 따라 최장 36개월치 특별퇴직금을 받는다. 신청 기간은 이달 14일까지다.
이 같은 희망·특별퇴직은 수년 전부터 정례화하고 있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채널 확산으로 영업 점포를 계속 줄이고 있는 데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성 둔화, 신입사원 채용 등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이뤄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직원들도 선호하는 분위기다. 육아·전직 등 개인 사정으로 퇴직을 고민하게 되는 매년 말 이뤄지는 이 같은 퇴직제도를 이용하면 수억 원대 퇴직금을 받고 나가 인생 '이모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한 직원은 작년에 퇴직금으로만 8억7300만원을 받아 그해 상반기 기준 국민은행 최고 연봉자에 오르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순수하게 자발적인 의사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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