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세먼지·적조 감시할 `천리안 2B호` 발사장으로 이송
입력 2020-01-05 14:26 

정지궤도 대기·해양환경위성 '천리안 2B호'가 발사장으로의 이송을 위해 특수 컨테이너로 옮겨지고 있다. 다음달 19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사진 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반도 상공에서 24시간 미세먼지와 적조를 감시할 정지궤도 대기·해양 환경위성인 '천리안 2B호'을 발사장으로 이송하는 작업이 5일 시작됐다. 천리안 2B호는 오는 6일경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 도착한 뒤 발사 준비 과정을 거쳐 다음달 19일 오전 발사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환경부, 해양수산부는 천리안 2B호 위성의 이송을 5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천리안 2B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특별 제작한 무진동 항온항습 위성용 컨테이너에 담긴 채 대전 유성구 항우연을 떠났다. 인천공항에서 항공 운송을 통해 6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에 소재한 기아나 우주센터로 이송되면, 발사 전까지 시스템 점검과 연료 주입, 발사체와의 결합 등 준비 작업을 거치게 된다.
천리안 2B호는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첫 정지궤도 위성으로 2010년부터 운용된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 1호'를 대체할 쌍둥이 위성 2기(천리안 2A·2B호) 중 하나다.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을 관측하는 환경탑재체(GEMS)와 적조 등 해양환경을 관측하는 해양탑재체(GOCI-2)가 실려 있다. 특히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관측할 수 있는 환경탑재체를 24시간 관측 가능한 정지궤도위성에 탑재한 것은 천리안 2B호가 세계 최초다.
천리안 2B호는 다음달 19일 오전 7시 14분경(현지시간 2월 18일 오후 7시 14분경)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프랑스 아리안스페이스의 '아리안-5'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다만 최재동 항우연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정확한 발사 일정은 현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사 중량은 3.4t, 크기는 궤도에서 태양전지패널을 전개했을 때를 기준으로 2.9×8.8×3.8m이다.
위성이 정상적으로 발사되면 발사 후 약 한 달간 천리안 2B호는 고도를 높이는 궤도 전이 과정을 거쳐 상공 3만6000㎞의 정지궤도에 안착하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발사 후 초기 수개월 동안은 시험 운영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며 "천리안 2B호를 활용한 적조·녹조 등 해양환경 정보는 오는 1월부터, 미세먼지·오존 등 대기환경 정보는 2021년부터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천리안 2B호는 천리안 1호와 비교해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 우선 임무 수명이 7년에서 10년으로 늘었다. 공간해상도 역시 4배로 향상됐다. 지표면 위 250m 간격에 놓인 두 물체를 구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데이터 전송속도는 115Mbps로 1호의 18.5배로 빨라졌다. 궤도 정밀도를 나타내는 오차 역시 기존 18㎞에서 2㎞로 대폭 개선됐다. 해양탑재체 관측·산출 정보의 종류도 26종으로 1호(13종)보다 2배로 늘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미세먼지와 오존 등 20여 가지 대기오염물질의 이동 경로는 물론, 적조와 녹조 등을 실시간 추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위성으로는 관측할 수 없었던 대기 중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 성분들의 분포와 움직임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고 적조, 부유 조류, 해무, 해빙, 유류 유출 등 각종 해양환경 변화도 더욱 세세히 관측할 수 있다. 기존에 지상 관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대기환경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고 효과적인 환경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 천리안 2B호의 관측 범위가 일본부터 인도네시아 북부와 몽골 남부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지역 13개국을 아우르는 만큼 지역별 대기환경 정보 제공을 통해 국제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정부의 설명이다. 특히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생·이동하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상시 관측함으로써 '중국발 미세먼지' 논쟁 등 국제적인 대기오염 분쟁에 대비한 기초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원호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세계 첫 정지궤도 미세먼지 관측위성을 개발해 효과적인 미세먼지 대응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선도적인 우주 개발을 통해 국민에게 필요한 공공서비스를 적기에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지적 호우와 태풍의 경로, 우주 태양풍 등을 실시간 관측 가능한 정지궤도 기상위성인 천리안 2A호는 지난해 11월 발사돼 본격적인 기상정보 서비스에 들어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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