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샬롯~ 롯데리아 햄버거 배달해주고 롯데시네마 영화 예매해줘"
입력 2020-01-05 11:47  | 수정 2020-01-05 13:10
롯데쇼핑이 출시 예정인 AI 스피커 `샬롯홈`. [사진제공 = 롯데쇼핑]

롯데쇼핑이 유통업체 중엔 처음으로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에 진출한다. 롯데쇼핑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 대한 뒤늦은 대응으로 마트 분야에서 타격을 입었지만 다양한 컨텐츠를 탑재한 AI스피커를 통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보이스 커머스(Voice-Commerce)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5일 롯데쇼핑은 터치스크린 액정이 탑재된 AI 스피커 '샬롯홈(Charlotte Home)'을 선보이고 AI스피커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샬롯홈의 정식 출시 시기와 가격은 미정이지만 롯데그룹 임직원 가족과 VIP 고객을 대상으로 초도물량 1만대가 배포됐고 추가 배포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일단 배포한 1만대를 시범 운영하고 그 과정에서 기능을 개선해 빠르면 올해 안에 일반 소비자에게도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아마존의 AI스피커 '에코쇼'에 인공지능 '알렉사'가 작동하는 것처럼 롯데쇼핑은 '샬롯홈'의 호출어로 "샬롯"을 부르도록 했다. "샬롯~ 치약을 집으로 배달해 줘"라고 말하면 그동안 롯데백화점 엘롯데 앱을 통해 구매한 치약이 배달된다.

 샬롯(Charlotte)은 '롯데'의 이름이 나온 '샤롯데'의 영어식 발음이다.
 샬롯홈은 손바닥 2개를 맞붙여 놓은 크기로 일반 AI 스피커와 달리 터치스크린이 달려 있다. SKT의 AI스피커 'SKT 누구'가 11번가에서 일부 상품이 주문 가능했지만 스크린이 없어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는 데 불편하다는 반응이 있었다.
 샬롯홈은 또 6000mAh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충전 후에는 침실, 주방뿐 아니라 전원이 없는 곳에서도 와이파이만 있으면 사용이 가능하다. 우퍼 스피커를 탑재해 고품질의 음악도 감상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샬롯홈을 통해 롯데백화점을 비롯, 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홈쇼핑•롯데리아•롭스 등 전국 1만90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과 서비스를 연동해 이용할 수 있다. 빠르면 상반기 내, 롯데시네마 예매기능도 추가 접목될 예정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샬롯홈이 롯데그룹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DT혁신(Digital Transformation)의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롯데쇼핑이 보유한 오프라인 경쟁력을 활용해 이커머스에서도 경쟁력을 배가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 롯데그룹 계열사의 다양한 상품을 한 곳에 담을 모바일 쇼핑 앱 '롯데ON' 런칭을 준비 중이다. 롯데쇼핑은 AI스피커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기 보다는 보이스 플랫폼이 대중화될 것에 대비해 샬롯홈을 플랫폼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샬롯홈이 롯데의 유통 콘텐츠 뿐 아니라 비유통 계열의 다채로운 서비스까지 소비자 개인 취향에 맞춰 구현할 수 있도록 최적화시킨다는 복안"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중소기업 동반성장 차원에서 국내 스타트업 기업과 기술제휴를 맺고 18가지 콘텐츠를 샬롯홈에 장착했다. 이지에이치엘디'가 제공하는 요리 레시피, '포워드퓨처'가 제공하는 교육 뉴스, '리니어허브'가 개발한 영상통화 서비스(예정) 등이 순수 국내 기술로 탄생한 스타트업 콘텐츠다. 이외에 날씨, 유튜브, 팟캐스트, 일정관리, 알람, 메모, 사전 등도 샬롯홈의 보이스 인터페이스와 화면을 통해 사용 가능하다.
 AI 스피커는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2019년 연말까지 판매된 AI 스피커는 모두 2억790만대로 1년 전 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아마존이 36.6%, 알리바바 13.6%, 바이두 13.1%, 구글 12.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터치스크린 액정이 탑재된 스마트 디스플레이 AI스피커는 판매증가 속도가 더욱 가팔라 이미 전체 스마트 스피커 시장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해 'SKT 누구 네모'와 'KT 기가지니 테이블TV' 정도가 출시된 상황이다. 'SKT 누구 네모'에는 쇼핑기능이 아직 탑재되지 않아 터치스크린이 갖춰진 AI스피커에서 쇼핑이 되는 것은 샬롯홈이 처음이란 게 롯데쇼핑의 설명이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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