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보복 다짐에…트럼프 "이란 52곳 공격할 것"
입력 2020-01-05 11:19 
이란 군부 실세를 제거한 미국의 공습 작전으로 중동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가운데 3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대사관 경내에서 미국 해병대가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다. [ EPA = 연합뉴스]

"이란이 우리(미국)를 공격하면, 우리는 이란 내 52곳을 겨냥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군부의 거물 인사 거셈 솔레이마니 피살 이후 이란의 미국 보복 협박에 이같이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은 오랜 기간 오직 골칫거리였을 뿐이었다"며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은 이란의 52곳을 이미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정해놨다"고 밝혔다. 52곳의 의미는 이란이 오랫동안 인질로 잡은 52명의 미국인 수를 뜻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중 일부는 이란과 이란 문화에 있어 매우 높은 수준의 중요한 곳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더는 위협을 원치 않는다"면서 확전 가능성을 경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를 '테러리스트 지도자'라고 지칭한 후 "이란은 (미국이) 그를 세상에서 제거한 데 대한 복수로서 특정한 미국 자산을 공격 목표로 하는 것에 대해 매우 뻔뻔스럽게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 자산을 공격할 경우 이란 내 52개 지역을 겨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이란은 미국에 대한 복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3일 솔레마이니 피살 후 긴급 성명에서 "범죄자들에게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솔레이마니의 딸이 조문하러 온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게 "누가 우리 아버지의 복수를 하느냐"라고 묻자 로하니 대통령은 "우리 모두다. 이란 모든 국민이 선친의 복수를 할 것이다. 걱정 안 해도 된다"라고 답했다. 이 장면은 이란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로하니 대통령은 유족과 만나 "미국은 자신이 얼마나 큰 실수를 했는지 모른다"라며 "그들은 이번 범죄에 대해 엄청난 후과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도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을 예고한 상태다. 이란의 보복 위협에 맞서 미국 국방부는 3000명의 병력을 중동에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처럼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의회에 이란과 전쟁에 반대하는 결의안이 제출됐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팀 케인 의원은 이같은 결의안을 발의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4일 보도했다. 결의안은 이란과 어떤 적대행위도 의회의 선전포고 또는 군사력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케인 의원은 "수년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에 빠질까 봐 깊이 우려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우리 군대를 위험한 길에 두기 전에 의회가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