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명박(79) 전 대통령의 항소심이 14개월여 만에 마무리됩니다.
오늘(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김세종 송영승 부장판사)는 8일 이 전 대통령의 결심 공판을 열고 검찰과 변호인의 최종 변론을 듣습니다.
검찰의 구형과 이 전 대통령의 최후 진술도 이날 이뤄집니다. 피고인 신문은 하지 않습니다.
검찰은 1심에서 구형한 징역 20년과 벌금 150억원보다 더 높은 형을 구형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액이 1심보다 50억원 이상 불어났기 때문입니다.
애초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를 지배하면서 349억원가량을 횡령하고, 삼성전자가 대신 내준 다스의 미국 소송비 68억원을 포함해 총 110억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1심은 이 가운데 다스가 대납한 미국 소송비 중 61억여원,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에게 받은 23억여원,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받은 10만 달러 등 85억여원의 뇌물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또 246억원대의 다스 자금 횡령 등 총 16개 혐의 가운데 7개를 유죄라고 보고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여원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5월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이 전 대통령의 추가 뇌물 혐의를 뒷받침하는 제보와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기존의 67억여원 외에도 삼성이 소송비용 명목으로 건넨 돈이 더 있다는 정황을 확인해 공소장을 변경했습니다.
변경된 공소사실로 이 전 대통령에게 추가된 뇌물 혐의액은 51억여원에 이릅니다.
검찰은 이렇게 밝혀진 추가 뇌물을 고려해 1심보다 더 높은 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이 전 대통령 측은 기존 입장과 마찬가지로 혐의 모두를 부인하며 무죄를 호소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재판에 넘겨진 직후 "같이 일해 온 사람들을 법정에 불러 거짓말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는 것은 금도가 아니다"라며 증거에 대한 의견과 법리로만 혐의를 다투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1심에서는 디지털 증거의 수집 과정이 적법했는지를 따지는 과정에서 검찰 수사관을 신문한 것 외에는 증인 신문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심에서는 적극적으로 증인을 불러 이들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한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 들어와서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등 주요 증인들의 신문이 이뤄졌습니다.
공소장 변경과 증인 신문 등이 이뤄진 영향으로, 기소 6개월 만에 선고가 이뤄진 1심과 달리 항소심은 사건이 접수된 지 14개월 만에 결심 절차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