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1월 3일 뉴스초점-'경제 허리' 중산층이 무너진다
입력 2020-01-03 20:07  | 수정 2020-01-03 20:47
'우리 땐 젊어서 열심히, 알뜰히 살면 노후엔 든든한 내 집도 마련하고, 자식들 대학도 보낼 수 있었다.'

우리네 부모님 세대가 주로 하는 말인데 떵떵거릴 만큼 잘 살진 못해도 부족함 없이 살 수는 있었던 3, 40년 전 중산층의 얘깁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안 쓰고, 숨만 쉬고 살아도 집 한 채 마련하기 힘든 게 현실. 우리 사회 중산층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중산층을 대표하던 3, 40대 화이트칼라 비율이 7년 전인 2013년에만 해도 절반 이상이었지만, 2018년엔 40%를 겨우 넘긴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죠.

비단 화이트칼라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 든든한 버팀목인 40대 취업자는 49개월 연속, 제조업 현장직 일자리도 20개월 연속 감소세입니다.

중산층은 왕성한 소득과 소비 활동으로 국가 경제의 기틀을 이룹니다.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는 이유도 저소득층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려 경제 성장의 버팀목으로 삼기 위한 건데, 결과가 이렇다면 정책에 문제가 있는 거죠.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빈부격차를 줄였다고하는데, 실제론 순수 근로 소득이 아닌 정부 지원금과 복지 혜택으로 저소득층의 소득이 늘고,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줄어 전반적으로 하향 평준화된 상황이거든요. 이도 저도 못 낀 중산층은 말 그대로 증발하고 있는 겁니다.

중산층은 우리 경제의 허리라고 하죠. 허리를 살리려면 우선 어디가 허리인지, 아픈 곳은 어디인지, 또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제 제대로 된 처방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요? 경자년 새해에 우리 정부에 가져보는 바람, 아니 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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