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홍콩 지지` 대자보 뗀 중국인, "선처 합의 깨고 출국" 주장 나와
입력 2020-01-03 16:42 
부산대 학내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 중국인 유학생 A씨는 해당 대자보를 훼손한 혐의를 받아 선처를 구하고 합의했지만 합의 사항을 지키지 않고 출국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부산의 한 대학에 붙은 '홍콩 지지' 대자보를 훼손한 한 중국인 학생이 선처를 위한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고 중국으로 출국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지나달 17일 자유홍콩학생연대 측이 부산대 교정 게시판에 붙였던 '홍콩 민중의 지팡이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훼손한 혐의로 중국인 유학생 A씨(22)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자유홍콩학생연대 측은 "중국인 유학생 A씨를 처벌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지만 A씨의 사과를 받고 선처하기로 결정했다. 자유홍콩학생연대는 A씨에게 종잇값 5만원을 받고 A씨가 학내 커뮤니티 등에 사과문을 게재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홍콩학생연대 측이 공개한 문자 내용. 이들 단체는 A씨에게 연락을 수차례 취했으나 A씨는 연락을 무시하고 출국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출처 = 부산대 학내 커뮤니티 캡처]
약속한 기한이 되어도 A씨의 사과문은 올라오지 않았다. 이에 자유홍콩학생연대 측은 수차례 A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받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 28일 학내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중국인 유학생들을 믿지 말 걸 그랬다"며 "수차례의 문자메시지를 다 무시하고 유학생 A씨는 중국으로 출국한 것이 확인되었다"고 주장했다. 게시글에 실제 문자메시지를 보낸 내용을 첨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유홍콩학생연대 측은 "정말 실망스럽고 배신감을 느낀다"며 "중국에서도 에브리타임(학내 커뮤니티)이 되는지 모르겠는데, 보고 반성 좀 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나만 용서하고 당신은 반성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중국인이 왜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개인 표현물을 훼손하는 건가. 보기 싫으면 옆에 자기 생각의 대자보를 붙이면 되지 않나"(cim****), "징계 혹은 처벌받기 전에 학점 주면 안 된다"(돌****), "사과를 하겠다고 했는데 자기 나라로 도망가버린 건 양심이 없는 것 같다"(김****), "대학생이고 남의 나라에 유학까지 올 정도면 최소한의 인격이나 상식 정도는 지녀야 한다" (lhs****)는 등 대체로 A씨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대자보를 훼손한 것은 잘못된 것이 맞지만 무조건적인 중국인 혐오로 흘러선 안 된다"(sun****)는 등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앞서 부산대 외에도 고려대, 명지대, 서울대, 연세대 등에서도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나 대자보가 잇따라 훼손돼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형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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