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초부터 133조원 푼 中…올해 `6% 성장` 총력전
입력 2020-01-02 14:59 
[사진 = 연합뉴스]

중국이 연초부터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다. 지준율 인하 카드를 사용해 시중에 100조원 넘는 유동성을 공급하는가 하면 지방정부는 자금조달을 위해 앞다퉈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새해 확장적 재정정책 방침을 확립하자마자 부양책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시중 은행의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을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일 "실물경제 발전과 기업·개인의 금융비용 완화를 위해 오는 6일부터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에서 인출 요구에 대비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을 말한다.
지준율을 높이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고, 반대로 낮추면 돈을 푸는 효과가 나타난다. 대형은행에 적용되는 예금준비율은 이에 따라 6일부터 13%에서 12.5%로 완화된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인하 조치로 실물경제에 8000억 위안(약 133조원)의 자금공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조치가 다가오는 춘절(설) 자금수요에 대비한 측면도 크다는 해석이 있는 가운데 올해 경기 하방압력에 조기 대응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선제적 결정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서 중국 최고지도부는 2020년 경제운용 방침을 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제성장률 6%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6% 안팎'으로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천명해 연초부터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이 예고됐다.
실제 이번 인하 조치는 지난 9월 이강 인민은행 총재가 "경기 부양책을 (다른 서구 국가처럼) 서두르지 않겠다"고 언급한 뒤 불과 넉달 만에 단행된 것이다. 국내 한 중국경제 전문가는 "올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달성 원년으로 삼고 있어 경기 하방압력에 대응한 조치들이 쏟아질 것"이라며 "올해 외국자본을 상대로 각종 소유제한 규제를 푸는 만큼 대규모 외자 유입에 따른 유동성 효과를 함께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강 인민은행 총재는 최근 배포한 신년사에서 "올해 샤오캉 사회 달성을 위해 우리는 모든 지혜와 노력을 끌어모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방정부들도 경제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초부터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쓰촨성과 허난성 정부는 2일 총 876억위안(14조50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한다. 이는 중국 정부 지방채의 전국적인 발행이 시작된 2015년 이후 가장 이른 것으로, 통상 지방의회가 연간 예산을 승인하는 3월 이후 발행된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난해 말 경기둔화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지방 정부들에 운송, 에너지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지출을 앞당기도록 주문한 상태다. 웨카이증권 등 현지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에만 최대 2조 위안(332조원)의 중국 지방채가 발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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