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수장 바뀐 HSBC證, 캐피탈마켓에 집중한다
입력 2020-01-02 14:49  | 수정 2020-01-20 16:05

[본 기사는 12월 30일(09:1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이달 초 두 명의 대표이사를 새롭게 선임한 HSBC증권이 조직 개편에 나섰다. 인수합병(M&A) 파트를 은행으로 넘기고 자본시장 부문을 일원화하기로 했다. 업무 영역을 확실히 나눠 은행-증권 간의 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SBC증권 서울지점은 최근 조직 개편안을 확정한 뒤 내부 승인을 통과시켰다. 다음달 초 바뀐 내용을 공식발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새로운 조직 체계는 이듬해부터 적용된다.
HSBC증권은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 부문을 합쳐 '캐피탈마켓본부(가칭)'를 신설한다. M&A 자문을 맡았던 기업금융부문(IBD)은 HSBC은행으로 이관된다.
이에 따라 총괄자도 바뀌게 됐다. 신설 본부의 수장으로는 최대일 상무와 강신영 상무가 발탁됐다. M&A 부문은 기존처럼 하워드 김(Howard Kim) 글로벌뱅킹 대표가 맡는다. 증권에서 M&A를 진두지휘했던 금한철 본부장(상무)은 BNP파리바은행으로 거취를 옮기게 됐다.

HSBC코리아의 이번 개편은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증권은 주식·채권영업과 전통적인 IB에, 은행은 M&A에 각각 전념토록 한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증권-은행 간의 협업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시장 관계자는 "하워드 김 대표는 HSBC코리아에서 두 번째로 서열이 높은 인물로 애초부터 M&A에 전념해왔다"며 "증권과 은행에 분산돼있던 인력을 합쳐 경쟁력을 강화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새로운 조직 구조는 BNP파리바와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BNP파리바 역시 증권에 자본시장을, 은행에 M&A 업무를 각각 맡기고 있다.
앞서 이달 초 HSBC증권은 이상호, 이종진 씨를 공동대표로 발탁했다. 김도진 전 대표가 회사를 떠난 뒤 후속 조치였다. 이상호 대표는 한국물(국내 기업들이 발행하는 외화채권) 시장에서, 이종진 대표는 주식·채권영업에서 각각 활약해 왔다. 시장에서는 HSBC코리아가 공동대표 체제 출범에 맞춰 증권 조직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HSBC증권의 경우 실적이 빼어난 DCM에 보다 힘이 실리는 모양새"라며 "다른 IB들에 비해 은행과의 협업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HSBC증권 서울지점은 2002년 8월 설립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3분기까지의 영업수익(매출액)은 239억원, 영업손실은 4억7000만원이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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