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슈진단] 글로벌 유동성 장세 내년에도 계속될까
입력 2019-12-30 17:58 
연말 글로벌 주식시장이 산타 랠리를 보이고 있다. 미국 나스닥이 유사 이래 처음으로 9000을 넘어섰고 전반적인 주식시장의 동반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경기 침체를 우려했던 것이 올여름이었는데 분위기가 놀랍게도 역전됐다. 이 드라마틱한 변화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우선 올해 계속 세계 경제를 짓눌렀던 미·중 무역분쟁이 1단계 협상 타결로 일단락되면서 투자 심리가 다소 회복될 수 있었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도 주식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기준금리를 인하하거나 혹은 당분간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졌다. 특히 미국 단기자금시장(Repo)의 불안에 대해 미국 중앙은행은 자금 공급을 계속하는 등 적극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 다시 말해 유동성의 힘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또한 중국 제조업 등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제의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말 투자 심리 회복을 견인한 모멘텀들이 2020년에도 계속될 수 있을까. 우선 미·중 무역분쟁은 내년 1월 1단계 협상에 서명하고 상세한 내역이 드러나도 완화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을까. 월가는 미·중 무역분쟁 1단계 타결 이후 휴전에 들어가면서 소강상태에 들어갈 것을 예상하고 있지만, 워싱턴 정가는 다르다.

내년 미국 대선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주요한 화두로 등장하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다시 혼란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주요국들의 완화적 통화정책 역시 전반적으로 계속될 수 있지만, 단기자금시장이 안정을 되찾는다면 유동성을 추가 공급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내년 3월 말 단기자금시장에 대해 연방준비제도가 시장 안정화 자금 공급을 중단할 때 투자 심리가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교역과 수출이 둔화된 가운데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수 있는 기업도 많지 않다. 특히 중국 기업의 경우 부채 위기로 신용 디폴트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2020년 금융시장 초반에는 연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질 수 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전강후약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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