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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어하루` 김영대 "오글거리는 대사들...배우들이 놀리기도"
입력 2019-12-30 07:01 
배우 김영대가 첫 미니시리즈 주연작 `어쩌다 발견한 하루` 종영 후 아쉬움을 전했다. 제공| 아우터코리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극 초반에는 화려한 외모로 눈길을 끌더니 뒤로 갈수록 혼자만 만화 속 세상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해 저절로 응원하게 만든 캐릭터가 있다. 바로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배우 김영대(23)가 연기한 오남주다.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로 데뷔 첫 미니시리즈 주연에 도전한 김영대는 웹드라마와 미니시리즈를 거치며 다져온 연기력과 수려한 외모로 1020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극중 세계적인 패션그룹 스린느의 후계자 오남주 역을 맡아 일편단심 여주다(이나은 분)만을 바라본 김영대의 모습은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어하루' 종영 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김영대는 극중 오남주의 날카로운 인상과 달리 청량한 웃음과 시원시원한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김영대는 '어하루' 종영 소감을 묻자 "드디어 촬영도, 방송도 끝나 마음이 홀가분하다"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어하루'는 김영대가 처음부터 끝까지 출연한 첫 미니시리즈다. 빡빡한 스케줄상 촬영이 끝나 홀가분한 한편 아쉬움도 진하게 남았단다. 김영대는 "7개월 전에 처음 만나 5~6개월 동안 촬영했다. 배우들과 만나며 정이 많이 들었다. 촬영이 끝나 마음이 편하긴 하지만 이제 매일 만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허전하고 아쉽기도 하다"면서 "처음에는 일로 만난 배우들이었다. 그런데 사람 대 사람으로 정이 쌓이다보니 헤어짐이 아쉽더라"고 말했다.

극중 은단오(김혜윤 분)를 비롯해 하루(로운 분), 백경(이재욱 분), 이도화(정건주 분), 여주다 등 다른 주연들은 차차 자아를 찾았다. 자신들의 세계가 현실이 아닌 만화 속 세상이라는 것을 깨닫고 만화가 진행되는 스테이지와 만화가 진행되지 않아 개인시간을 보낼 수 있는 쉐도우를 나눠서 인지하게 된 것. 그러나 오남주만은 끝까지 자아를 찾지 못했고 만화 속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혼자 진심으로 걱정하고 고민했다. 특히 자신이 혼외자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 괴로워하는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김영대는 "메인 스토리는 단하루(은단오+하루) 커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남주의 이야기에는 사실 서사가 없다. 기승전결 중 '결'만 있다. 그 과정이 나오지 않아 임팩트가 있었던 것 같다. 캐릭터마다 맡은 역할이 있다. 오남주는 그런 역할이었던 것이다. 스토리가 잘 마무리지어진 것 같아 좋다"며 욕심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김영대는 "사실 오남주의 스토리가 존재하기는 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영대는 "오남주의 비밀 중 혼외자라는 것 외에 색맹이라는게 있었다. 여주다와 부딪혔을 때 흑백이었던 세상에 색이 보이고 여주다가 떨어트리고 간 열쇠고리를 보면 색이 보이는 그런 이야기가 초반 대본에는 있었다. 그런데 극중 사극도 등장하고 이야기가 조금 복잡해지면서 뒤에 제외됐다"고 뒷얘기를 귀띔했다.
김영대는 극중 오남주의 대사가 "오글거려" 힘들었다고 했다. 그래도 여심은 제대로 잡은 김영대다. 제공| 아우터코리아

만화 '비밀' 속 주인공이던 오남주와 여주다는 결국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고 커플로 이어진다. 그야말로 해피엔딩을 맞는 것. 이에 대해서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도화와 오남주, 두 사람이 모두 여주다를 바라봤습니다. 누구와 이어질까 고민했는데 저와 이어졌어요. 주인공들이 쉐도우를 통해 스테이지를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에 부합할듯해 도화와 이어졌어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그래도 내심 저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여주다가 저를 선택해줘서 행복했습니다."
오남주는 끝까지 만화 속 세상을 벗어나지 못한 만큼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오글거리는 대사들을 많이 사용했다. "마이걸"부터 "정식으로 선언한다. 나에게 여자는 여주다 하나다" 등 현실에서는 사용하기 쉽지 않을 대사들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대사 얘기를 꺼내자 김영대는 쑥스럽다는 듯 여러차례 고개를 숙였다.
김영대는 "초반에는 다 오글거렸다. 너무 부끄러워서 NG가 나기도 했다. 그래도 일을 하러 촬영장에 간 것이니 대사를 하기는 해야겠는데 고민 되더라"면서 "초반에 배우들과 친해지기 전에는 비교적 빠르게 지나갈 수 있었는데 촬영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친해지니 놀리더라. 저만 보면 '마이걸'이라고 해서 얼굴이 새빨개진 적도 있다"고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듣다보니 또래들과의 편안한 촬영장 분위기가 짐작된다. '어하루' 촬영은 최근 드라마들이 그렇듯 비교적 빨리 시작한 편이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촬영이 길어져 힘들기도 했단다.
"막바지에 조금 힘들긴 했어요. 그래도 배우들이 서로를 다독여주고 응원, 격려하면서 촬영해 할 만 했습니다. 특히 은단오의 비중이 커서 혜윤이가 참 힘들었을텐데 힘든 내색 한번을 안 하고 밝게 촬영하더라고요. 동갑내기 친구인데도 존경스러웠어요"(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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