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단독] 청약 5087대1…풍선효과 수원으로
입력 2019-12-29 20:44 
29일 무순위 청약을 마친 수원 코오롱하늘채더퍼스트 조감도. [사진 제공 = 코오롱글로벌]
수원 코오롱하늘채 아파트에 대한 무순위 청약 경쟁률이 무려 5087대1을 기록했다. 1순위 추첨이 끝난 후 남은 14가구에 대한 무작위 추첨이라곤 하지만 경쟁률이 과도하게 치솟아 이상 열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대출 규제 등 12·16 대책으로 집값을 잡겠다고 나섰지만 오히려 '풍선효과'가 커지면서 수원 등 비규제 청약시장으로 '부동산 광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발표된 수원 코오롱하늘채더퍼스트 무순위 경쟁률이 5087대1에 달했다. 14가구에 총 7만1222명이 신청했다. 특히 해당 청약은 가점과 상관없는 무작위 추첨인 '무순위 청약'이라 1994년생 여성도 당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코오롱하늘채더퍼스트는 수원 권선구 곡반정동 116-2 일원에 들어서는 총 3236가구 규모 대단지다. 한 관계자는 "주변 신축 아파트 호가(전용 85㎡ 기준)가 이미 8억원을 넘었는데 분양가가 5억원 정도이니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분양가가 3.3㎡당 평균 1450만원이고 전매 제한 기간도 6개월밖에 안 돼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다.
'당첨만 되면 최소 1~2억원은 줍줍(줍고 또 줍는다·미계약분을 사들여 차액을 남긴다는 부동산 용어)이 가능하다'
지난 2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이 6시간 동안 아파트 분양권 14개를 두고 무려 7만1222명이 한 아파트업체 홈페이지에 접속해 청약버튼에 '클릭' 했다. 1분에 약 200명꼴로 버튼을 누른 셈이다. 한 청약자는 "주변 아파트의 분양권 가격추이를 보면 최소 2억원의 웃돈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겠구나 생각했는데 이렇게 높은 경쟁률은 처음 본다"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다음날인 29일 오후 2시 당첨자가 발표됐다. 7만1208명은 '고배'를 마시며 SNS, 블로그 등을 통해 아쉬움을 표했다. 당첨된 14명만이 미소를 지었다.
바로 지난 주말 사이의 '수원 코오롱하늘채더퍼스트 무순위 청약'의 광경이다. '5087대 1'이라는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조차 무순위 청약의 경우 수백대 1의 경쟁률을 심심치 않게 봤지만 이런 경쟁률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무순위 청약이란 1순위 청약을 마친 후에 자격 미달자를 거르고 나서 남은 물량에 대해 무작위 추첨을 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코오롱하늘채더퍼스트 청약의 경우 '통장'이 없이도 누구나 넣을 수 있어 말그대로 '줍줍'이 됐다.

비규제지역인 점도 사람들을 몰리게 한 원인이다. 수도권과 가까운 수원이지만 수원 내에서도 서울과 더 가까운 팔달구는 규제지역인 반면 그 바로 밑에 위치한 권선구는 비규제지역이다. 비규제지역이면 전매제한이 6개월이고 수도권 거주자라면 누구나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으며, 유주택자나 비(非)세대주도 청약이 가능하다.
아울러 분양가도 주변시세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3.3㎡당 분양가는 1425만원으로 최근에 분양했던 수원 팔달구의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3.3㎡당 1700만원)보다도 싸다. 1단지 기준 전용 59㎡가 3억8510만원, 전용 84㎡가 4억9870만원에 불과하다. 인근 시세(전용84㎡ 5억 후반~6억원대)와 비교해 1억원 가량 싸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신축 힐스테이트영통(2017년 8월 입주)에 비해선 전용 85㎡ 기준 2억8000만원 가량이 저렴하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는 "수원 권선구에 청약 통장이 몰리고 있는 것은 대출규제 등 정부 정책에 대한 풍선효과로 봐야 한다"며 "권선구를 비롯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세 대비 1~2억원이 싸고, 6개월 후에 바로 웃돈을 팔고 되팔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상대적으로 9억원에 훨씬 못미치는 가격이라 대출규제에서도 자유롭다는 점 등이 투자자들을 대거 몰리게한 셈이다.
특히 이번에 당첨된 14명의 연령대를 보면 '청약 광풍'의 현실을 엿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첨자 14명 중 절반(7명)이 40대였고, 20대와 30대도 각각 2명과 3명을 차지했다. 50대가 나머지 2명이었다. 당첨자 중 85%가 50대 미만인 셈이다. 당첨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사람은 1994년 여성이었다. 최근 정부가 서울 등을 규제해 '로또 아파트'로 만들면서 청약가점 커트라인이 60대 노년층 등만 가능하게 치솟자 청약 당첨권에서 멀어진 청년층과 중년층을 중심으로 무순위 청약에 뛰어든 것이다.
한 분양관계자는 "최근에 수원쪽 가격이 많이 올랐고 이번에 분양한 수원 코오롱하늘채의 경우 수원에서 인기지역인 영통과의 접근성이 우수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듯 하다"고 설명했다.
수원시 곡반정동 116-2 일대에 들어서는 수원 하늘채 더퍼스트는 총 3236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단지는 행정구역상 권선구지만 각종 생활 인프라스트럭처가 풍부한 영통구와 인접했다. 주변에 대규모 단지가 밀집해 수원의 신(新)주거타운으로 각광받는 곳이다. 지난달 28일 1순위 청약 당시 모두 375가구(특별공급분 제외) 모집에 2만2645명이 신청, 평균 60.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최재원 기자 / 나현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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