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갭·월마트 양날개…한세실업 2조 매출 도전
입력 2019-12-29 17:30  | 수정 2019-12-29 20:06
김동녕 한세홀딩스 회장
한세실업이 내년 사상 첫 2조원대 매출에 도전한다. '갭(GAP)' 등 의류 주문이 늘고 있어서다. 내년 초엔 200억원 규모 배당도 예정돼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세실업 2020년 매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2조407억원이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1016억원에 달한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조9000억원, 829억원이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632억원으로, 전년 대비 2.3배 증가했다.
한세실업은 해외 바이어 주문을 받아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주문자상표부착생산),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제조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수출하는 글로벌 패션회사다. 수출 비중은 90%가 넘는다. 주요 고객은 타깃, 올드네이비, 갭, 월마트, H&M, 무지 등이다.
한세실업은 최근 월마트 등 바이어와 자체 브랜드(PB) 상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올해 미국에 영업법인을 설립했으며, 향후 미주지역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유럽에서는 스페인 현지 디자인스튜디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일본은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수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시장 확대로 매출 2조원 돌파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김광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월마트와 타깃 등 주력 바이어들이 PB를 론칭하면서 신규 오더를 늘리고 있다"며 "신규 바이어도 증가하고 있으며,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통한 생산 효율도 향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OEM 물량이 증가하면서 규모의 경제로 원가율도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개발(R&D)도 강화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R&D본부에 디자인팀, 테크니컬디자인팀, 패브릭&컬러팀 등을 두고 운영하고 있으며, 3분기 누적 R&D 비용은 74억원에 이른다. 매출액 대비 0.53% 규모다. 이 비용은 2017년 0.45%, 2018년에는 0.51%에 그쳤다.
한세실업은 내년 초 주주들에게 약 200억원 규모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배당기준일은 이달 31일이며, 주당 배당금은 500원이다. 2018 사업연도에는 주당 450원에 배당을 진행해 총배당은 176억원에 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주주 이익 환원과 주주 중시 경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세실업 최대주주는 한세예스24홀딩스(42.32%)다.
재무 상태도 개선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부채비율은 올해 125%에서 내년 116.7%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 비율은 49.7%에서 43.5%로 6.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자보상배율은 올해 5.8배에서 2020년 6.8배로 예상된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다.
주가는 올해 최고가(3만1050원) 대비 44% 빠진 상태다. 27일 한세실업 종가는 1만7300원이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6940억원에 이른다. 김광진 연구위원은 "한세실업 주가는 동종 업체 대비 저평가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세실업은 완제품 의류 생산을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니카라과, 과테말라, 아이티 등 6개 국가에서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니카라과와 과테말라, 아이티 등 중남미와 북미 시장을 겨냥한 생산기지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등지로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 등 경쟁 상대에 뒤지지 않는다"며 "해외 투자와 수출 마케팅 능력을 증대시키고, 고유 브랜드 개발과 제품 고급화를 이룬다면 보다 높은 성장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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