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이제는 우리도 국민 요구에 맞는 소위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유권자가 집권 세력은 별로 업적이 없으니 표를 주기는 싫은데, 막상 자유한국당에 표를 주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문민정부 이후) 30년 동안 진보·보수가 각각 15년 한 셈"이라며 "보수와 진보 이 사람들이 사실 앞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걸 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여당이니 집권에 대한 평가를 받는 상황이고, 야당은 집권당이 그동안 크게 업적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에 평소 같으면 받아먹는 형태인데, 지금 한국당은 그걸 고스란히 받아먹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 자신이 '새로운 정치세력' 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냐는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런 뜻을 갖고 날 찾아오는 사람들이 꽤 있다"면서 "세대교체가 돼야 한국에 미래가 있다고 본다. (새로운 정치세력에는) 197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 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국당이 주도하는 '보수 통합론'에 대해 "모든 걸 정치공학적으로, 이렇게 엮으면 될 거라 생각하는데, 국민들 정서를 정확히 읽고 선거에 임하지 않으면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 대해 "문제를 제대로 직시하고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지도력이 확인되데, 그것이 아직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선 "과거 어떤 소위 여당보다 더 경직돼있다"며 "다른 의견이 전혀 수용되지 않다 보니 그저 위에서 내려온 지시에 따라가는 정당의 형태"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검찰 개혁'과 '탈원전 정책'을 예로 들어 "자기가 한번 생각했던 데서 떠나질 못하는 그런 성격을 가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2년 반 동안 문 대통령이 하는 것을 보면, 한국사회가 가진 문제가 실질적으로 어떻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좀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여러 의견을 들어보면 (집권 후반기 국정기조) 변화가 어렵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김 전 위원장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선 "과연 (대통령 중심제인) 한국 정치에 맞는 것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기본적으로 구상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 가능성에 대해선 "당연히 그런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했고, "민주당도 한국당이 하면 안 할 수 없지 않나"라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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