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베 "문 대통령은 언행 부드러운 신사"…이례적 칭찬 배경은?
입력 2019-12-29 12:58  | 수정 2019-12-29 13:10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 청두에서 발언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PA =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29일 방송된 BS테레비도쿄의 프로그램 '닛케이 일요살롱'에 출연해 문 대통령에 대해 "매우 언행이 부드러운 신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앞으로 더 빈번하게 만날 수 있는 관계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은 지난 27일 녹화가 이뤄졌다.
아베 총리가 공식적으로 문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또 평가 내용 역시 그간 일본 언론을 통해 전해져왔던 것과는 차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관계 개선을 위한 협의 지속 의사를 확인하는 등 오랫만에 조성된 우호적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수출규제 철폐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등 난제 해결의 핵심 조건으로 꼽혀온 정상간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언론과의 공식 인터뷰인만큼 타국 정상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베 총리의 문 대통령에 대한 기본 인식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평가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방송에서 시진핑 주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아베 총리는 "처음엔 대화가 쉽지 않을 상대로 생각했지만 이번 (정상회담) 만찬을 포함해 최근 만남에선 자유롭고 솔직한 분위기에서 중국을 어떤 나라로 만들고 싶은지 또 자신이 어떤 인생을 걸어왔는지에 대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일본 언론 등에서는 총리실 관계자 등의 발언을 인용하는 형태로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해왔다.
일례로 아베 총리와 친분이 깊은 NHK 기자는 문예춘추 12월호 기고를 통해 아베 총리가 문대통령을 믿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타 아키코 NHK 해설위원겸 기자는 기고문에서 문 대통령과 대화가 가능할 것이란 생각하던 아베 총리가 지난해 9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불안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연장 중단 결정 후엔 '한국이 선을 넘었다'며 문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고 소개했다.
한편 24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가 후쿠시마원전 오염수의 구체적 방사능 수치까지 언급하며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를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을 상대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포함된 리튬 양이 한국의 원전에서 나오는 리튬 양의 100분의 1도 안된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양국간 수산물 수출입과 관련해 과학적이고 냉정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산문은 또 아베 총리의 발언을 들은 문 대통령이 반론을 하거나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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