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때문에 병원 응급실을 찾은 노인 5명 중 1명은 사고 후 1년 이내에 다시 낙상 사고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하층에 사는 노인의 낙상 위험은 지상층 거주 노인의 9배였다.
27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무영 과장팀이 지난 2016년 1월∼2017년 12월 낙상 탓에 서울의료원 응급실을 찾은 65세 이상 노인 환자 250명의 의무기록 자료와 전화조사 등을 통해 재(再)낙상 여부 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낙상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노인 환자의 낙상 재발률과 위험 요인 조사)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전체 낙상 경험 노인 250명 중 54명(21.6%)이 낙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이후 1년 내에 재낙상을 경험했다. 낙상 노인 5명 중 1명은 1년 내에 재낙상으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셈이다. 이들 중 21명(38.9%)은 이전에 낙상 경험이 있는 환자였다.
연구 결과 전에 낙상을 경험한 적이 있으면 낙상 경험이 없는 노인에 비해 재낙상 위험이 3.2배 높았다. 특히 지하층에 사는 노인은 지상층에 거주하는 노인보다 낙상 재발 위험이 8.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과장팀은 논문에서 "지하층 거주 노인의 낙상 위험이 높은 것은 대부분 계단을 이용해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구조의 주거환경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낙상 위험을 높이는 주거 환경 요인을 밝힌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핸드 레일이 없는 계단, 편평하지 않은 바닥이 노인에서 낙상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노인의 낙상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론 낙상 경험 외에 성별·연령·균형감·보행능력·인지기능 저하·시력장애·통증·네 가지 이상의 약물복용·우울증상·기립성 저혈압·관절염·뇌졸중·파킨슨병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번 연구에선 확인되지 않았다. 낙상 재발과 지팡이·워커·휠체어를 포함한 보조기 사용의 연관성도 드러나지 않았다.
한편 65세 이상 노인의 약 30%가 1년에 적어도 1회 이상의 낙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50%가 낙상의 재발을 경험한다. 노인에서 낙상은 손상의 직접적인 원인일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낮추고 사망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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