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계속되는 여야 필리버스터 '2라운드'…공수처법안 '격론'
입력 2019-12-28 09:16  | 수정 2020-01-04 10:05

자유한국당이 2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시작했습니다.

선거법이 상정됐던 지난 23∼25일 임시국회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여야간 무제한 토론 대결 '2라운드'가 펼쳐진 것입니다.

한국당에서는 검사 출신인 김재경 의원이 첫번째 주자로 나섰습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9시 26분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 "지난 정기국회 말부터 두 차례 임시국회 보면서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문희상 국회의장은 본국회의 법률과 관행을 완전히 무시했다. 국회 역사에서 악순환의 역사에 분명한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일방적인 선거법 처리가 있었다. 선거법은 합의처리를 해야한다고 여러차례 이야기했고 그것이 국회의 관행이었음에도 제1야당의 자유한국당의 반대를 무시하고 일방 처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공수처 법안에 대해 '반대편을 죽이는 법, 탄압하는 법', '자기편을 은폐하고 보호하는 법'이라는 취지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공수처와 검찰 등 사법 관련 기관끼리 충돌하게 되고 정치권에서도 서로 '탄압했다, 은폐했다'는 등의 소모적인 갈등 소지만 키우게 될 것이라는 지적을 했습니다.

한국당 이외에도 공수처법에 담긴 '독소 조항'의 위험성을 중점적으로 부각할 방침입니다.

한국당은 수정안 중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수처 수사 대상(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인지할 경우 그 사실을 즉시 수사처에 통보'하도록 한 조항과 관련해 "공수처가 모든 수사기관의 최정점에서 고위공직자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모든 정보를 취합해 대통령과 청와대의 뜻에 따라 선택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최악의 독소조항"이라는 입장입니다.

한국당뿐 아니라 야당 중에서는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권은희 의원도 무제한 토론을 신청했습니다.

경찰 출신인 권 의원은 여야 3당의 검찰개혁 실무협상에 참여해 공수처에 기소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수처장 임명을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안을 제시한 바 있지만, 범여권 '4+1' 협의체의 최종 합의안에는 이 내용이 빠진 상태입니다.


한국당의 필리버스터에 맞서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혹은 율사 출신들을 필리버스터 주자로 내세워 철저하게 '논리' 위주로 맞선다는 전략입니다.

민주당은 시간을 길게 끌기보다는 한국당에 충분한 시간을 주되 최대한 효율적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설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전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만큼 조 전 장관에 대한 그간의 검찰 수사 과정을 중점적으로 지적할 것으로 보입니다.

검사 출신이자 지난 4월 공수처법을 대표 발의한 백혜련 의원이 민주당의 첫 주자로 나섰습니다.

백 의원은 현재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공수처법 법안 내용을 중심으로 한국당의 공수처 반대 논리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식으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28일 오전 9시 기준으로 경찰 출신 표창원 의원,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이 발언을 이어갔으며, 전직 검사이자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이 뒤를 이을 예정입니다.

변호사 출신 이재정 의원이 민주당 마지막 주자로 나서 조 전 장관의 수사 문제 외에도 임은정 검사 문제 등 일련의 사건들을 거론하며 공수처 설치 및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할 예정입니다.

백 의원은 본회의 개의에 앞서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들께 공수처법의 내용과 당위성에 대해 간절하게 말씀드리겠다. 힘을 주십시오"라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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