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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10년 맞은 스팩…174개사 상장, 합병성공률도 미국 수준으로 `쑥`
입력 2019-12-27 09:04  | 수정 2019-12-27 09:08

다른 회사와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하는 '스팩'이 도입 10년차인 2019년 말까지 총 174개사 상장을 이뤄냈고, 이 중 79개 기업이 합병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9년 한국에 도입된 스팩은 미국과 유사한 수준(69.3%)의 합병성공률을 보였다. 아직 존립기간(3년)이 남아있는 2017년 이후 상장 스팩을 제외한 104개 스팩 중 79개가 합병에 성공, 합병성공률이 67.3%에 달했다.
스팩은 공모를 통해 자금을 마련한 후 거래소에 상장된 후 3년 내 기업합병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금을 맡긴 상태에서 존속기한 내에 합병에 실패한 경우에는 주주에게 투자자금이 되돌아가기 때문에 투자자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미 모집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을 수 있어 공모 불확실성이 적은 편이다.
초기엔 성과가 미미했다. 2009년 도입 이듬해인 2010년 18개사가 상장됐지만 2011년 1개, 2012년엔 아예 상장회사가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2013년 모바일 게임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의 스팩합병이 성공적인 사례로 부각되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선데이토즈는 하나그린스팩과 합병했고, 최대 5배까지 주가가 상승했다. 이후 2014년에는 26개, 2015년 45개 스팩이 상장되며 크게 성장했고, 2017년 이후 3개년동안 연 20~30개 스팩상장이 이뤄지며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국거래소가 합병상장 이후 3개월간 주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주가 상승률도 평균 39.1%에 달했다. 분석 대상인 74사 중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56사에 이르렀다.
초기엔 대규모 스팩 상장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중소형 스팩 상장이 많이 이뤄져 IPO(기업공개)를 선택하기 어려운 우량 중소기업의 신속한 자금 조달에 도움을 줘 제도 도입 취지에도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스팩제도 활성화 노력을 통해 스팩이 우량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 창구로서 역할을 지속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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