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활발한 M&A(인수·합병)에 나선 SKC가 천문학적 자금을 들여 인수한 KCFT를 앞세워 체질 개선에 나선다. SKC가 화학사업부 분할에 나서는 등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세계 1위 자동차 전지용 동박업체 KCFT가 2020년 SKC의 '효자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C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426억원으로 전년 동기 529억원 대비 19.47% 감소할 전망이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화학 분야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진입하면서 실적 둔화 폭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KCFT 인수가 마무리되는 2020년 본격화될 전망이다. SKC는 지난 6월 1조 2000억원을 들여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KCFT를 인수했다. 최종 인수 절차는 이르면 내년 1월 마무리될 전망이다.
동시에 SKC는 올해 화학사업부 분할에 나섰다. SKC는 지난 8월 화학사업부를 분사해 SKCPIC라는 법인을 설립한 뒤 SKCPIC 지분 49%를 쿠웨이트 국영회사 PIC에 매각해 5358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SKC는 SKC코오롱PI 지분을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함께 매각한다는 계약을 체결하고 최근 국내 사모펀드 글렌우드PE와 SKC코오롱PI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SKC의 이같은 체질 개선은 2020년 KCFT가 실적 개선을 전면에서 이끌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화학 사업을 정리한 만큼 2차전지 시장의 성장으로 이익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KCFT의 기여도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C는 2020년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2020년 SKC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689억원으로 올해 컨센서스 1710억원 대비 57.2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승재 연구원은 SKC의 내년 영업이익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2754억원을 제시하며 "영업이익 기준 KCFT의 기여도는 35%(969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2020년 이후 영업이익 성장 기대감 역시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는 2차전지 시장 성장과 함께 KCFT의 동박 생산능력 증가가 꼽힌다. KCFT 동박 생산량은 내년 3월 3만 2000톤에서 2021년 3월 4만 2000톤으로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및 반도체 소재 등에 집중하기 위해 내년에도 추가 사업 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재무부담이 완화되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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