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기업은행장의 임기 만료가 하루 앞으로 바짝 다가왔지만 행장 인선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은행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한 모습이 역력하다.
그동안 차기 행장 발표는 늦어도 기존 행장의 임기가 끝나기 일주일전에는 내정자가 정해졌다.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63)이 사실상 내정됐지만 노조 반발이 커지면서 선뜻 발표를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7일 임기가 끝나는 김도진 행장의 후임으로 반장식 전 일자리 수석이 제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면 신임 기업은행장은 3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경북 상주 출신인 반 전 수석은 옛 경제기획원(EPB)에서 공직을 시작해 기획예산처에서 차관까지 지낸 인물이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외환은행에서 4년간 근무하다가 제21회 행정고시에 합격, 1990년대 초반 경제기획원 기획국 총괄사무관으로 일하면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을 만드는데 힘쓴 정통 예산관료 출신이다.
관료 출신 반장식 전 일자리 수석이 부각하면서 기업은행 노조측은 '반장식 반대'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추진 중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오는 27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에서 조합원이 참여하는 집회까지 계획 중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현재 청와대가 고집하는 임명 기조는 그 자체가 인사적폐"라면서 "앞으로 10만 금융노동자가 총 단결해 관치금융과 인사구태를 막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기 행장 선임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은행은 반 전 수석을 포함해 '깜짝' 내부인사 기용 등 모든 경우를 고려한 대응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출신 후보군으로는 임상현 기업은행 전무이사, 시석중 IBK자산운용 사장,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모기업인 기업은행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계열사 CEO 인사도 미뤄지고 있다.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 서형근 IBK시스템 대표,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 임기가 각각 지난 3일, 12일, 14일로 만료됐지만 모기업의 후임자 선정이 미뤄지면서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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