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신년기획 / 지구촌 제로금리 공습 ③ ◆
영국에서는 장기화한 저금리로 저축하지 않는 인구가 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때마침 등장한 핀테크와 오픈뱅킹이 재테크에 무심했던 이들의 금융생활 패턴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초 본격적인 출시를 앞둔 프리업(FreeUp)은 소득과 저축 수준이 낮은 계층을 위해 통상 한 달에 한 번 제공되는 월급을 일 단위로 나눠 실시간 지급하는 서비스다.
프리업은 고용주가 지급해야 할 봉급을 채권으로 만들어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고용주는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종업원에게 일당식으로 지불하는 구조다. 고용주와 종업원 사이 중개자인 프리업은 고용주가 종업원에게 지급할 일당을 고용주에게 빌려주는 셈이다. 프리업은 월말에 고용주로부터 돈을 정산받는다. 런던 동부 쇼디치에 위치한 프리업 사무실에서 만난 마르타 크루핀스카 공동창업자는 "저금리 여파로 젊은 세대가 저축에 무관심해지면서 저축이 줄었고, 이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은 월급 전액이 비용으로 지출되는 삶을 살고 있다"며 "이들에게 합리적인 금융을 제공하기 위해 수당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고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영국 통계청(ONS) 조사를 보면 20대(22~29세) 인구 중 절반이 넘는 53%가 저축액이 '0'이었다. 절반에 못 미치는 47%만이 저축하는 셈이다. 그나마 저축을 하는 20대 중에서도 40%는 잔액이 1000파운드(약 151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영국 금융당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은 올해 상반기 발간한 '세대 간 차이점(Intergenerational Differences)' 보고서에서 "2008년 이후 지속된 저금리 탓에 젊은 층이 저축과 투자에 흥미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업 외에도 지난해 1월 영국에 도입된 오픈뱅킹을 활용한 핀테크 서비스가 이 같은 취약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픈뱅킹은 우리나라도 지난 17일부터 본격 시행에 나선 정책으로, 대형 은행이 독점하고 있던 고객 정보를 본인 동의하에 핀테크 업체에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오픈뱅킹을 활용한 핀테크들은 자산 관리를 더 쉽고 간편하게 만들어주는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영국 혁신기관 네스타(Nesta)에서 오픈뱅킹 서비스를 담당하는 크리스 고스트 이사는 "기존 은행들이 수십 년간 경쟁 없이 저금리·고비용 구조를 고착화했다는 점이 영국에서도 문제로 꼽혀 왔다"며 "오픈뱅킹이 사람들의 자산 관리를 더 쉽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통상 대형 은행의 80%는 일반 대중, 20%는 고액 자산가인데 은행이 제공하는 질 좋은 서비스는 소수인 20%에게만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라며 "저금리 시기에 핀테크는 데이터를 활용해 80% 고객의 자산을 형성하고 보호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이승훈 차장(샌프란시스코·LA) / 김강래 기자(도쿄) / 정주원 기자(런던·암스테르담·바우트쇼텐) / 이새하 기자(스톡홀름·코펜하겐·헬싱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국에서는 장기화한 저금리로 저축하지 않는 인구가 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때마침 등장한 핀테크와 오픈뱅킹이 재테크에 무심했던 이들의 금융생활 패턴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초 본격적인 출시를 앞둔 프리업(FreeUp)은 소득과 저축 수준이 낮은 계층을 위해 통상 한 달에 한 번 제공되는 월급을 일 단위로 나눠 실시간 지급하는 서비스다.
프리업은 고용주가 지급해야 할 봉급을 채권으로 만들어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고용주는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종업원에게 일당식으로 지불하는 구조다. 고용주와 종업원 사이 중개자인 프리업은 고용주가 종업원에게 지급할 일당을 고용주에게 빌려주는 셈이다. 프리업은 월말에 고용주로부터 돈을 정산받는다. 런던 동부 쇼디치에 위치한 프리업 사무실에서 만난 마르타 크루핀스카 공동창업자는 "저금리 여파로 젊은 세대가 저축에 무관심해지면서 저축이 줄었고, 이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은 월급 전액이 비용으로 지출되는 삶을 살고 있다"며 "이들에게 합리적인 금융을 제공하기 위해 수당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고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영국 통계청(ONS) 조사를 보면 20대(22~29세) 인구 중 절반이 넘는 53%가 저축액이 '0'이었다. 절반에 못 미치는 47%만이 저축하는 셈이다. 그나마 저축을 하는 20대 중에서도 40%는 잔액이 1000파운드(약 151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영국 금융당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은 올해 상반기 발간한 '세대 간 차이점(Intergenerational Differences)' 보고서에서 "2008년 이후 지속된 저금리 탓에 젊은 층이 저축과 투자에 흥미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업 외에도 지난해 1월 영국에 도입된 오픈뱅킹을 활용한 핀테크 서비스가 이 같은 취약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픈뱅킹은 우리나라도 지난 17일부터 본격 시행에 나선 정책으로, 대형 은행이 독점하고 있던 고객 정보를 본인 동의하에 핀테크 업체에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오픈뱅킹을 활용한 핀테크들은 자산 관리를 더 쉽고 간편하게 만들어주는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영국 혁신기관 네스타(Nesta)에서 오픈뱅킹 서비스를 담당하는 크리스 고스트 이사는 "기존 은행들이 수십 년간 경쟁 없이 저금리·고비용 구조를 고착화했다는 점이 영국에서도 문제로 꼽혀 왔다"며 "오픈뱅킹이 사람들의 자산 관리를 더 쉽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통상 대형 은행의 80%는 일반 대중, 20%는 고액 자산가인데 은행이 제공하는 질 좋은 서비스는 소수인 20%에게만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라며 "저금리 시기에 핀테크는 데이터를 활용해 80% 고객의 자산을 형성하고 보호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이승훈 차장(샌프란시스코·LA) / 김강래 기자(도쿄) / 정주원 기자(런던·암스테르담·바우트쇼텐) / 이새하 기자(스톡홀름·코펜하겐·헬싱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