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영화 '울지마 톤즈 2' 시사회…다시 만난 故 이태석 신부
입력 2019-12-24 09:46  | 수정 2019-12-31 10:05

10년 전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던 이태석 신부가 돌아왔습니다. '남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렸던 그가 영화 '울지마 톤즈 2:슈크란 바바'로 우리 앞에서 되살아난 것입니다.

이태석 신부가 2010년 1월 대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자 생전 남수단 톤즈에서 선교사이자 의사, 교사, 음악가, 건축가로서 헌신적인 활동을 했던 그의 영상과 사진이 묶여 영화 '울지마 톤즈'가 탄생했습니다.

당시 많은 관객은 죽음을 앞두고도 톤즈의 아이들을 걱정하며 그곳으로 돌아가고자 열망했던 그를 보며 마음 아파했고,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어제(2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시네마에서 열린 첫 시사회를 통해 마주한 그는 우리가 왜 이태석을 잊지 않고 기억해왔는지 다시금 확인한 자리였습니다. 속편 성격의 이 영화에는 1편에 미처 담지 못했던 기적의 이면, 그를 옆에서 지켜봤던 이들의 기억과 목소리가 담겼습니다.


영화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게서 사제품을 받은 젊은 이태석으로 시작해 톤즈와 부산, 서울을 오가며 고인의 생전 기록을 조명합니다.

10년 전 '울지마 톤즈'가 뜨거운 감동을 줬다면 속편은 잔잔하지만 큰 공명을 줍니다. 두 감정의 교차점은 사랑입니다. 시사회가 끝난 뒤 관객은 박수로 이태석 신부가 또렷이 남기고 간 사랑을 안았습니다.

속편의 부제인 '슈크란 바바'는 수단에서 '하느님, 감사합니다'라는 뜻입니다. 무력 충돌을 빚었던 남수단과 북수단이 2005년 평화협정을 맺은 것을 기념해 이태석 신부가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청중 앞에서 슈크란 바바를 직접 부르며 알려주고, 허밍을 함께 넣는 그의 모습에서 세상의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찾고자 했던 이들의 얼굴이 교차합니다.


시사회에는 고인의 제자였던 토마스 타반 아콧이 아내와 함께 자리해 생전 스승의 모습을 마주했습니다.

토마스는 남수단 톤즈에서 이태석 신부가 세운 학교를 졸업한 뒤 그의 권유에 따라 부산 인제대 의과대학에서 공부했습니다. 작년에는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해 정식으로 의사가 됐습니다.

그는 영화가 끝난 뒤 객석을 조용히 내려오며 "영화를 보니 신부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라며 짧은 소감을 남겼습니다.

천주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영화 상영에 앞서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는 성탄절을 준비하면서 천국에 계신 이태석 신부와 함께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큰 은총이고 행운임이 틀림없다"고 말했습니다.

영화를 연출한 강성옥 감독도 "이태석 신부를 10년 전 떠나보내며 많이 안타까웠고 많은 이들이 슬퍼했다"며 "이제 10년이 지나고서 이태석 신부에 대한 슬픔이 위로가 되고, 행복한 그리움이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선한 눈빛과 따뜻한 미소, 언제나 유머로 우리 친구가 돼 준 이태석 신부와 따뜻한 시간을 보내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울지마 스톤 2:슈크란 바바'는 내년 1월 9일 공식 개봉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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