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최근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치솟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액면분할 전 환산 주가인 300만원대 돌파를 목전에 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최소 내년까지 이들 기업의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장중 5만73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인 장중 5만7520원(2017년 11월 2일)에 근접했다. SK하이닉스 역시 19일 장중 9만6400원까지 올라 장중 최고가(9만7700원)을 넘보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최근 리포트에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케이프투자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6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IBK투자증권(9만원→12만원), 하나금융투자(9만8000원→11만2000원) 등이 목표주가를 올렸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며 디램 가격 반등이 시작됐다. 디램 가격 반등이 예상보다 빨리지면서 삼성전자의 디램 출하량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내년부터 5G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해 초기 기술을 선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수혜가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기업의 주가가 너무 급하게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장중 최고가 기준 약 14%가 올랐고, SK하이닉스는 약 20%가 오른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고평가 우려에 대해 아직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삼성디스플레이, 갤럭시 폴드를 필두로 한 스마트폰 부문 실적이 내년에 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익이 지속적으로 나면서 이익 안정성이 올라가 밸류에이션이 재평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센터장은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주가수익비율(PER) 4배에 거래되며 저평가 받았다"며 "올해는 이익 사이클이 길어지면서 주가가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 기준 멀티플(주가수익비율 배수) 차원에서 1.4배정도 받고 있는데 과거 다운사이클에서 다시 업사이클로 회복하는 구간에서 1.8배까지 받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지금 멀티플 차원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본다"며 "과거 대비 빠르게 오른 감이 있어 기간 조정이 가능하나 향후 상승 여력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