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지하철 2호선 운행 하루 9회 감축…이유 놓고 노사 공방
입력 2019-12-23 15:07  | 수정 2019-12-30 16:05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가장 승객이 많은 노선인 2호선 운행을 감축한 뒤 노조와 사측이 감축 이유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늘(23일) 서울교통공사와 공사 노조에 따르면 2호선은 최근 점진적으로 운행 횟수가 줄어 이날부터는 9회 줄었습니다.

10칸짜리 전동차로 구성된 지하철을 뜻하는 '1편성'이 운행에서 빠졌습니다.

그러면 2호선 지하철은 하루 기준 9회 덜 다니게 됩니다. 2호선은 원래 총 62편성이 투입돼 하루 530회가량 운행했습니다.


운행 감축으로 1편성이 9회 다니는 데 걸리는 운행 시간인 13시간 55분만큼 승무원 노동이 불필요해집니다.

노조는 "운행 효율화를 사측이 명목으로 내세우지만, 운행 감축은 승무원 운전시간을 일방적으로 늘린 것에서 파생된 결과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공사는 지난달 18일부터 승무원 평균 운전시간을 기존 4시간 30분에서 4시간 42분으로 늘렸습니다. 공사는 "예비 인력을 확보해 승무원의 휴무와 휴가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라고 당시 밝혔습니다.

노조는 사측의 운전시간 연장에 반발해 승무원들이 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휴일 지키기 운동'을 전개하면서 승무원 인력이 줄었고, 이에 따라 사측이 불가피하게 운행 횟수를 줄인 것이라고 2호선 운행 감축을 해석했습니다.

노조는 "공사는 운전시간이 평균 12분 늘어났다지만, 근무 특성상 많게는 30분 이상 늘어난 경우도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운전시간을 연장한 이후 죽음과도 같은 공황장애가 생긴 승무원이 벌써 2명이다"라고 휴일 지키기 운동의 정당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노동시간 연장 철회가 없다면 휴일 지키기를 넘어 부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며 "서울시가 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2호선을 넘어 1∼8호선 전체의 운행 중단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사 측은 2호선 감축과 근무시간 연장은 무관하며 안전상의 이유 때문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공사 관계자는 "2호선은 열차가 너무 많이 다녀 간격 조정을 위한 지연 운행이 자주 일어났기 때문에 이날부터 1편성을 빼서 그 효과를 확인하는 중"이라며 "효과가 있다면 그대로 가고 아니라면 원상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용자의 불편 가능성은 계속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시범적으로 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노조는 운전시간 연장에 반발하며 경영진을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에 고발했고 서울 시청 앞에서 노숙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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