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조현아 "조원태, 공동경영 유훈과 다르게 한진그룹 운영"
입력 2019-12-23 11:11 
(왼쪽부터)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진 = 매경DB]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뜻과 다르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조원태 회장의 누나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이 앞으로 남매간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23일 '한진그룹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공개했다.
법무법인 원은 "먼저 조 전 부사장은 그동안의 개인적 불찰과 미흡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해왔다"면서 "다만 주식회사 한진칼 및 그 계열사(이하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 상황과 관련해 조 전 부사장은 불가피하게 법률대리인을 통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은 작고한 고 조양호 회장의 상속인 중 1인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한진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고, 이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선대 회장은 생전에 가족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고 말씀하시는 등 화합을 통한 공동경영 유지를 전했다. 임종 직전에도 3명의 형제가 함께 잘 해 나가라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은 선대 회장 작고 이후 유훈에 따라 가족 간에 화합해 한진그룹을 경영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생인 조원태 주식회사 한진칼 대표이사는 물론 다른 가족과도 공동 경영 방안에 대해 성실히 협의해 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원태 대표이사는 공동경영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 결과 한진그룹은 선대 회장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상속인들간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조 전 부사장과의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전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이 결정되고 발표됐다"며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 상속인으로서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이 6.46%, 조 전 부사장이 6.43%, 차녀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6.42%, 삼남매의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이 5.27%를 갖고 있다. 삼남매의 지분율 차이가 0.03~0.04% 정도인데다, 조 전 부사장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앞으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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