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황교안, '보수 유튜버' 껴안기…비판 언론은 멀리
입력 2019-12-23 09:24  | 수정 2019-12-30 10:05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보수 유튜버 사랑'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황 대표의 농성 12일째인 어제(22일)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 농성장에는 5∼6명의 보수 유튜버가 상주하며 실시간 생중계를 하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농성 중에 "수고가 많다"며 유튜버들에 먼저 말을 걸거나 즉석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하는 등 우호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실제 황 대표는 보수 유튜브 채널을 자주 시청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수 유튜버들은 앞서 황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할 때도 거의 24시간 방송을 했고, 한밤중 병원 이송 장면까지 생중계했습니다.


그 이후 황 대표 지시로 한국당은 이들에게 당 출입 기자와 동일하게 주요 회의나 행사 취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황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유튜버들에게 입법보조원 자격을 줘 국회 출입 기자와 비슷한 자격을 부여하자'는 제안까지 해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보수 유튜버들이 국회에 상주하며 실시간 방송을 하는 데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습니다.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로텐더홀이 상징하는 의회민주주의의 질서를 허물어뜨릴 수 있다"며 "우리 스스로 법을 어기는 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국회 관계자는 "태극기 부대, 극우 유튜버, 한국당 지도부가 삼각편대를 이루고 서로에 대한 세뇌를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했습니다.

나아가 유튜버들과 기존 언론사 취재진 간에, 보수 유튜버들 간에 충돌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부작용에도 한국당은 기존 언론보다는 보수 유튜버에 손을 드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한국당은 지난 19일 기존 언론을 겨냥해 '편파·왜곡 보도 시 삼진 아웃제' 적용 방침을 밝혔습니다. 같은 날 한국당은 국회 사무총장을 찾아 보수 유튜버들의 국회 출입·취재 허용을 요구했습니다.

다만 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장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사와 기자들 사이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삼진아웃제 도입을 3일 만에 철회했습니다.

한국당에 쓴소리가 덜한 보수 유튜버는 우대하면서, 기성 언론과 기자의 비판에는 재갈을 물린다는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앞 장외집회와 본관 로텐더홀 무기한 농성 등 황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전략과 소통 부족에 대한 당직자의 공개적인 반발도 나왔습니다.

한 당직자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금의 당은 마치 검사동일체 조직인 것마냥 굴러가고 있다. 목소리 내는 것조차 무서운 분위기 속에서 과정도 모르는 결정을 묵묵히 따라야만 하는 서글픈 현실이 아닌가"라며 "극우화된 모습만으로 (내년 총선에서) 한 표라도 가지고 올 수 있단 말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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