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초소형 전기차가 뜬다...500만원 국내중기제품도
입력 2019-12-22 14:28 
대창모터스 다니고3 <사진제공=대창모터스>


초소형 전기차가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1인가구가 급증하고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에너지와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초소형 모빌리티가 뜨고 있다. 당장 음식점에서 배달 오토바이를 초소형 전기차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읍면 등 작은 마을에서는 1~2인 가구의 단거리 이동용으로 적합하다. 이 때문에 일반 2인승부터 밴, 픽업트럭까지 용도별로 여러가지 모델이 출시됐다.
초소형 전기차는 최고정격출력이 15kW이하면서 길이 3.6m, 너비 1.5m, 높이 2.0m 이하의 전기차를 의미한다. 출고가격은 1400만~2200만원이나 정부(420만~512만원)와 지자체의 보조금(300만~600만원)을 받으면 500만~10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2인승모델이 대부분이다. 최고주행 속도는 80km, 주행거리는 100km 안팎이다. 안전상의 이유로 고속도로 진입은 금지돼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르노삼성자동차의 '트위지'가 친숙하지만 마스타자동차, 캠시스, 대창모터스, 쎄미시스코 등 중소기업들도 진출해 있다. 이들은 트위지의 한계로 거론됐던 편의장비를 대거 확충하며 1년만에 시장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렸다.

22일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 협회에 따르면 올해(1월1일~12월 9일) 초소형전기차 판매량은 2764대로 집계됐다. 이중 트위지가 1436대, 나머지 1328대를 중소기업들이 판매했다. 업체별로 마스타자동차 509대, 쎄미시스코 419대, 대창모터스 350대, 캠시스 50대가 판매됐다. 2017년 트위지의 점유율은 100%, 지난해는 80%였으나 올해는 점유율이 절반까지 떨어진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초소형 전기차 시장은 르노삼성이 선점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시장점유율을 논하기 이른 걸음마 단계"라고 설명했다. 국내 초소형 전기차 판매량은 2017년 638대였지만 지난해 1950대, 올해 2764대로 늘어나는 등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 전기차의 공통점은 트위지에 없는 냉난방기능 등 편의장비를 기본으로 탑재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운송수요까지 고려해 똑같은 모델을 일반 승용차와 밴, 픽업트럭 버전으로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트위지가 경쟁사 대비 100~200만원 저렴하지만 창문은 물론 에어컨과 히터도 없고 모델도 한가지"라고 말했다. 보조금을 적용한 트위지의 실구매가는 최저 500만원대다.
마스타자동차는 초소형 전기차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표적 강소기업이다. 차량정비, 방문수리 등 자동차종합서비스를 하던 이 업체는 지난해 8월 마스타전기차를 설립했다. 전국적 1500개의 A/S망을 보유하고 있어 중소기업 전기차의 한계로 꼽혔던 사후관리 문제를 해결했다. 장기봉 마스타자동차 대표는 "전기차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중 전국단위 A/S망을 갖춘 곳은 마스타전기차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대창모터스는 2010년 설립된 친환경 전기차 전문 기업이다. 골프카트로 사업을 시작했다. 2014년 '야쿠르트 전동카트'를 출시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전동카트 성공을 바탕으로 2017년 초소형 전기차 사업에 뛰어 이미 3개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 외에도 저속전기차(LSV)를 해외에 수출하고 자율주행 전기버스를 개발할 정도로 전기차 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나다.
캠시스는 탄탄한 본업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5년 초소형 전기차 개발에 들어가 올해 하반기 '쎄보(CEVO)-C'를 출시했다. 두둑한 현금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상품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캠시스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카메라 모듈의 약 30%를 공급하는 중견회사로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5445억원이다. 쎄미시스코는 반도체 와 디스플레이 장비를 제조하지만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전기차 사업에 진출했다.
초소형 전기차 초기 시장은 배달업무를 하는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1000대의 초소형 전기차를 도입했다. 단계적으로 이륜차를 전기차로 대체해 안전사고를 줄이고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미스터피자와 BBQ는 일부 매장에서 오토바이 대신 트위지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풀무원녹즙은 쎄미시스코의 D2로 시범 배송을 하고 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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