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제조업의 하청업체 도급직원들이 원청업체로부터 직접 지휘·명령을 받지 않더라도 간접적인 지휘를 받거나 도급업무의 전문성이 없을 경우에는 불법파견으로 간주된다.
20일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015년 대법원의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판결 이후 기사법부 판단과 행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대법 판결을 토대로 한 새 지침을 낼 계획"이라며 "현장에서는 이미 대법원 판례에 따라 근로감독을 하고 있고, 새 지침도 이에 맞게 수정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불법파견 단속을 위한 새 지침을 이르면 다음주 발표한다. 현장 근로감독관에게 도급과 파견을 구분하는 새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것으로, 2007년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개정 이후 12년 만이다.
이에 따르면 적법한 도급의 범위가 대폭 축소된다. 기존 지침은 하청업체의 실체가 있는지와 직접 지휘·명령 여부만 봤다면 새 지침은 간접적인 지휘와 업무의 전문성 여부도 불법파견의 근거가 된다. 원청(사용사업주)이 소속 근로자가 아닌 근로자에게 업무를 맡긴다는 점에서 도급과 파견은 같다. 다만 도급은 해당 근로자가 고용계약을 맺은 회사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는 반면 파견은 고용계약을 파견회사와 맺고 업무 지휘는 실제 일하는 원청에서 받는다. 즉 법으로 파견이 금지된 업종에서 원청이 도급계약을 맺은 회사의 근로자들에게 지휘·명령을 하면 불법파견이라는 얘기다.
현행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경비, 청소, 주차관리, 자동차 운전, 통·번역 등 32개 업종에만 파견을 허용하고 있다. 주조·금형·용접 등 뿌리산업을 비롯한 제조업에는 금지돼 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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