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홍콩 시위에 등 돌리자 14억 시장 들썩였다…나이키 中 매출 23% 성장
입력 2019-12-20 14:24 
중국 상하이 난징로에 있는 나이키 매장 모습 [사진 = 블룸버그통신]

#장면1. 지난 10월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의 단장이 트위터에 "자유를 위한 싸움, 홍콩과 함께"란 글을 올렸다. 중국 기업은 NBA 후원을 취소했고, 중국 소비자들은 불매 운동을 벌였다. 나이키는 중국 내 매장에서 로키츠 상품을 모두 치웠다.
#장면2. 지난 9월 일본 디자이너 다카하시 준의 브랜드 '언더커버'는 인스타그램에 "중국 송환 금지 구호와 함께 홍콩 시위대 사진을 게시했다. 언더커버는 나이키와 협력해 한정판 운동화를 판매 중이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우회 서버로 자국에서 금지된 인스타그램에 접속하면서까지 크게 반발했다. 중국 나이키 매장은 즉각 언더커버 운동화 판매를 중단했다.
두 장면은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가 올해 홍콩 시위 관련 위기에 처했을 때 나이키의 선택을 보여준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나이키를 겨냥해 "인권과 사회 정의에 앞장서는 회사처럼 보였지만, 홍콩과 관련해선 양심을 배신했다"고 비판하면서 나이키는 '친중(親中)'이라는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14억 중국 소비자들은 나이키 대처에 호응했다. 나이키는 올해 2분기 중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나이키의 지난 9~11월(미 회계연도 2019년 2분기) 매출은 103억3000만달러(12조3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93억7000만달러에 비해 11% 증가한 수치인데다 시장 전망치 100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11억2000만 달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분의 1 늘어난 수치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쇼핑시즌 덕을 본데다 온라인 매출이 38%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 23% 성장을 이뤄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관세 부담이 있었음에도 매출액은 18.5억 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18억 달러를 넘어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크 파커 나이키 CEO는 중국 시장이 주도한 나이키 매출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지역 판매는 이와 달리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 기간 5.3% 성장해 39억8000만 달러 매출을 올렸지만, 시장 예상치 40억 달러에 못 미쳤다. FT는 "나이키 2분기 실적은 중국 수요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전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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