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지쳐가는 유튜버들 "1초라도 멈춰서면 죽는다"
입력 2019-12-20 13:49  | 수정 2019-12-20 14:06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의 크리에이터들이 잇따라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다.
번아웃은 오랫동안 특정 업무에 몰두한 뒤 정신적·육체적으로 탈진하면서 무기력증과 우울감 등에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유튜브의 최고 스타들이 번아웃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성공한 일부 인플루언서(소셜네트워크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요구하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마모돼 이 플랫폼과 연결을 끊기로 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으로는 가장 먼저 구독자 1억 명을 돌파한 인기 유튜버 퓨디파이는 지난 주말 새로 올린 동영상에서 "나는 지쳤다"며 "내년 초 (유튜브에서) 잠시 떠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정 활동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지난 10월에는 코미디 듀오로 유명한 쌍둥이 형제 이선·그레이슨 돌런도 유튜브 활동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구독자 1150만 명을 거느린 유튜버 알렉스 와사비도 지난달 일주일간의 휴가를 선언했다. 그는 "최근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슬펐고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번아웃됐다"고 말했다.
수전 워치츠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도 크리에이터들에게 휴식을 권고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달 크리에이터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을 잘 돌보고 회복에 투자하라고 권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튜버들은 휴식을 취했다가는 자신의 동영상이 눈에 잘 띄지 않게 될 것으로 두려워한다고 WSJ은 전했다.
유튜브의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많은 인플루언서는 더 많은 페이지 뷰를 올리고 자주 동영상을 게시하는 계정이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유튜브에 웃기는 동영상을 올리는 리지 캐프리는 "더 오랫동안 동영상을 안 올릴수록 (동영상을 본) 수는 더 떨어질 것"이라며 "둘 사이에는 직접적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26만8000명의 구독자를 갖고 있던 드레이크 맥훠터는 2016년 한 달간 휴식한 뒤 쉬기 전의 페이지 뷰를 회복하는 데 1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맥훠터는 "유튜브는 러닝머신"이라며 "1초라도 멈춰서면 곧 죽는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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