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니만큼 이세돌답게 두겠다."
이세돌 9단이 자신의 마지막 대국을 앞두고 남긴 각오입니다.
이세돌은 내일(21일) 전남 신안 엘도라도리조트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3번기 최종 3국에 나섭니다.
NHN이 개발한 국산 바둑 인공지능(AI) 한돌과 벌이는 치수 고치기 대국의 마지막 대결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세돌은 그제(18일) 2점 접바둑으로 벌인 1국에서는 절묘한 흑 78수로 한돌을 무너뜨리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어제(19일) 호선으로 열린 2국에서는 초반 연이은 실수로 완패를 당했습니다. 한돌은 완벽한 대응으로 이세돌에게 만회의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이세돌은 1국과 2국 모두 크게 만족하지는 않았습니다.
2국 후 이세돌은 "어이없는 실수를 했다"며 자책하고, "죄송하다"며 좋지 않은 내용으로 대국한 것에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1국에서는 극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이세돌은 "이기고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조금 허무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한돌이 완벽히 준비하고 나오지 않은 것 같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묘수'로 꼽힌 78수에 대해서도 "프로라면 누구나 그렇게 두는 당연한 수였다"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이세돌과 친분이 두터워 2국 현장을 찾았던 '바둑 애호가' 가수 김장훈은 "1국 후 이세돌과 통화했는데, 이겼는데도 화가 나 있더라. 내용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더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세돌은 바둑을 예술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세돌은 1국은 자신 스타일의 바둑이 아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기기 위해 준비한 바둑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3국에서는 자신이 만족할 만한 내용의 바둑을 두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세돌은 3국에서 다시 2점 접바둑을 둡니다. 이세돌이 2점 먼저 깔고 시작하는 바둑입니다.
특히 3국은 자신의 고향인 신안을 무대로 열립니다.
지난달 프로기사 은퇴를 선언한 이세돌이 또 한 번 신의 한 수로 25년 프로기사 인생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지 주목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