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계열사 대표 22명 확 바꾼 롯데…"`게임 체인저` 되려는 신 회장 의지 반영"
입력 2019-12-19 16:34 
송용덕 롯데지주 공동 대표이사 [사진 제공 = 롯데지주]

롯데그룹은 19일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등 유통·식품·화학·서비스 부문 50여개 계열사의 2020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부진했던 유통사업의 실적을 만회하고 호텔롯데 상장을 안정적으로 이뤄내기 위한 고강도 인적 쇄신이다. 계열사 대표만 22명이 옷을 벗었다.
이날 롯데에 따르면 각 계열사는 오전에 이사회를 열고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확정했다. 특히 올해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직접 인사를 구상하고 부회장들 의견은 참조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선 시장의 틀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돼야 한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이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갈 사령탑인 롯데지주는 두 명의 대표이사가 각각의 업무 권한을 갖는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이날 이사회를 통해 기존 롯데지주를 이끌던 수장 황각규 부회장 외에 현 호텔·서비스 BU장인 송용덕 부회장이 롯데지주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로써 송 부회장은 황 부회장과 '투톱'으로 인사, 노무, 경영개선 업무 등을 담당하며 신동빈 회장을 보좌한다. 황 부회장은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가운데 그룹의 미래 사업과 글로벌 사업 전략, 재무,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맡는다.
송 부회장의 이동으로 롯데지주에서 그룹의 재무 업무를 총괄하던 재무혁신실장 이봉철 사장이 호텔&서비스BU장을 새롭게 맡게 됐다.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은 재무1팀장 추광식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맡는다.
신임 유통BU장으로는 롯데백화점 강희태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후 임명됐다. 특히 롯데쇼핑은 사업부간 시너지는 최대화하면서 일관성 있는 투자 및 사업전략 수립을 위해 기존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 사업부문을 롯데쇼핑 원톱(One Top) 대표이사 체제의 통합법인으로 재편한다. 재편된 롯데쇼핑의 대표이사는 기존 롯데백화점 대표이사이자 신임 유통BU장인 강희태 부회장이 겸임한다. 그 동안 유통 BU장을 맡아온 이원준 부회장은 이번 정기임원인사에서 그룹의 성장과 후배들을 위해 일선에서 용퇴했다.
강희태 유통BU장 부회장 [사진 제공 = 롯데지주]
롯데 관계자는 "무엇보다 이번 인사는 성과 평가에 기반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50대 중반의 CEO를 대거 선임하고 젊은 대표와 신임 임원을 적극 발탁하는 등 고강도 인적 쇄신을 통한 롯데의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 사업부를 빼놓고 백화점 사업부장에 롯데홈쇼핑 황범석 상품본부장(전무), 슈퍼 사업부장에 롯데마트 남창희 전무, e커머스 사업부장에 롯데지주 조영제 전무, 롭스 사업부장에 롯데백화점 홍성호 전무가 선임되는 등 4개 사업부 수장이 교체됐다.
올해 실적이 좋았던 롯데홈쇼핑 이완신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코리아세븐은 최경호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새 대표로 내정됐다. 롯데컬처웍스 대표에는 기원규 롯데지주 전무가, 롯데멤버스 대표에는 전형식 상무가 전무로 승진, 임명됐다.
롯데케미칼은 내년 1월 1일로 예정된 롯데첨단소재와의 합병을 통해 통합 케미칼 대표이사 아래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첨단소재사업 대표체제로 개편된다.
통합 케미칼의 대표이사는 김교현 화학BU장이 겸임한다.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가 유임됐고, 첨단소재사업 대표는 롯데첨단소재 이영준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보임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음료와 주류 각자 대표이사 체계로 운영됐던 것을 이번 인사에서 이영구 대표이사 체제로 통합해 음료와 주류의 유통, 생산, 판매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롯데정밀화학은 정경문 전무가, 롯데비피화학은 롯데케미칼 김용석 전무가 새 대표로 내정됐다.
롯데중앙연구소 대표이사는 이경훤 전무가, 롯데자이언츠 대표에는 롯데케미칼 이석환 전무가 내정됐다.
롯데호텔은 시그니엘, L7 등 신규 브랜드를 안착시켰던 베테랑 호텔 경영인 김정환 대표가 용퇴하고 해외운영본부장으로서 글로벌 전략을 담당했던 김현식 전무가 새 대표로 임명됐다. 롯데월드는 최홍훈 전무가 새 대표로 내정되면서 최초의 공채 출신 대표이사가 됐다.
롯데 측은 "이번 인사는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에 연계한 조직 개편과 젊은 인재로의 세대교체로 요약된다"며 "이번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2020년 대내외 산적한 위기상황을 롯데는 정면으로 돌파하고 지속성장 가능한 미래를 준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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