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장발장 부자'에 20만원 건넨 의인 찾았다…60대 사업가
입력 2019-12-18 15:31  | 수정 2019-12-25 16:05
어린 아들과 함께 허기를 채우려고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친 30대 가장의 이른바 '현대판 장발장' 사건과 관련, 이들 부자에게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사라진 의인은 사업가로 확인됐습니다.

인천중부경찰서는 오늘(18일) 인천시 중구 영종지구대에서 사업가 66살 박춘식 씨에게 경찰서장 명의의 감사장을 수여했습니다.

박씨는 지난 10일 오후 4시쯤 인천시 중구 한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던 중 적발된 34살 A씨와 그의 아들 12살 B군을 옆에서 지켜보다가 이들을 뒤따라가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넨 인물입니다.

그는 마트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중부서 영종지구대 이재익(51) 경위가 이들 부자를 인근 식당으로 데려가 국밥을 대접하는 사이 식당까지 쫓아와 아무런 말도 없이 돈 봉투를 A씨에게 쥐여주고 떠났습니다.


B군이 돈 봉투를 들고 박씨를 뒤쫓아갔으나 그는 "그냥 가져가라"며 돌려받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경찰은 수소문 끝에 박씨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뒤 연락해 이날 감사장을 수여했습니다.

박씨는 이날 감사장을 받은 뒤 "우유를 사려고 마트에 갔다가 우연히 A씨 부자의 사연을 듣고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아 국밥집에 찾아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과 해외를 오가며 일하는 사업가로 알려졌으며 언론 인터뷰는 사양했습니다.

A씨와 B군은 당시 마트에서 우유와 사과 6개 등 식료품 1만원어치를 훔치다가 마트 직원에게 적발됐습니다.

마트 대표는 경찰에 신고했다가 A씨가 눈물을 흘리며 사정을 설명하고 잘못을 뉘우치자 처벌 의사를 철회했습니다.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A씨는 몇 달 전까지 택시기사로 일하다가 그만뒀고, 임대주택에서 지내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굶주림을 참지 못해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장발장 부자의 얘기가 많은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며 "흔쾌히 용서해 준 마트 주인, 부자를 돌려보내기 전 국밥을 사주며 눈물을 흘린 경찰관, 이어진 시민들의 온정은 우리 사회가 희망이 있는 따뜻한 사회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이 경위에게 민갑룡 경찰청장 명의의 표창을, 함께 출동한 김두환(34) 순경에게는 이상로 인천경찰청장 명의의 표창을 수여할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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