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리츠의 부푼 꿈…"규제피해 부동산자금 온다"
입력 2019-12-17 18:01  | 수정 2019-12-17 20:18
정부가 지난 16일 강력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세제 부담이 커진 부동산 직접투자보다는 리츠 등 부동산 간접투자가 당분간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을 3년간 보유한 투자자들은 내년부터 나오는 배당금에 대해 분리과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공모리츠와 부동산 펀드 활성화를 통해 주택시장에 유입되던 가계 유동성을 공공 인프라와 상업용 부동산 등 경제 효과가 큰 분야로 흡수하고 기존 주택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부동산 투자 패러다임 변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직접투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간접투자는 혜택이 늘어난다. 이번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부동산 직접투자에 대한 보유세가 크게 증가한다. 반면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해 이번에 법이 통과된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부동산 간접투자에서 얻는 배당수익에 대한 세금은 크게 줄어든다. 5000만원 한도로 약 3년 동안 공모리츠나 부동산 펀드, 재간접 리츠에 투자해서 얻는 배당소득에 대해 세율 9%의 분리과세를 부과한다. 국토부는 배당소득세 9%의 저율 분리과세 적용 시 일반과세 대비 약 0.4%포인트, 종합과세 대비 2%포인트 정도 세후 수익률 상승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정부의 이번 초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리츠에 있어 적어도 악재는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세금과 거래절벽으로 부동산 직접투자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거래가 쉽고 보유세 부담이 없는 간접투자로 투자 수요 일부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리츠 주가 움직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어렵다"며 "부동산 대책은 주거용 부동산을 겨냥한 것으로, 리츠가 편입한 자산 절대 다수가 상업용 부동산이기 때문에 접점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주거용 부동산과 상업용 부동산 수요층이 달라 이번 대책으로 인한 주거용 부동산 조정이 상업용 부동산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주거용 부동산 거래는 개인 간 거래가 절대 다수인 한편 리츠가 편입한 상업용 부동산은 기관끼리 매매가 잦다. 주거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가 아닌 이상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리츠 사업성에 영향을 주는 효과는 없는 것이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최근 리츠 가격 하락세는 투자 부동산 자본가치와 연계해서 적정 주가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츠 시장 형성 단계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단타가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리츠에 몰리면서 과열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리츠는 주가차익을 노리는 상품이 아니라 안정적인 배당이 목표"라며 "배당수익률 4~5%를 목표로 공모가 대비 1.3~1.5배의 가격이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공모리츠 활성화 방안에 따라 신규 공모리츠 출시 준비도 한창이다. 특히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만 공모리츠 3개를 출시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달 말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트윈시티남산 빌딩 매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건물 매입 딜 막바지에 다다른 것이다. 체결 상대방은 기존 건물 소유주인 홍콩계 거캐피털파트너스로 매입가격은 2357억원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 건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공모리츠를 내년께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1호 재간접 리츠로 관심을 모았던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 부평구 임대아파트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이지스 레지던스리츠'도 상장 준비 중이다. 트윈시티리츠까지 합치면 총 세 개의 이지스표 리츠 출시가 유망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김제림 기자 / 홍혜진 기자 /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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