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무주공산 '정치1번지' 종로, 총선 최대 '빅매치' 성사될까
입력 2019-12-17 15:46  | 수정 2019-12-24 16:05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오늘(17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그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에서의 '총선 빅 매치' 성사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립니다.

종로는 수도권의 심장부이자 굵직한 정치 지도자를 배출한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갖습니다. 선거마다 종로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여야의 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이유입니다.

19대와 20대 국회 8년간 종로를 지켜온 정 후보자가 입각과 함께 자연스럽게 총선에 불출마하게 되면서 여야는 물론 정치적 무게감을 늘리기 위한 유력 정치인들의 '종로 대전'이 예상됩니다.

우선 정 후보자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이 총리의 경우 정 후보자에게 자리를 내주고 당으로 복귀해 내년 총선을 위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 후보자의 지역구를 채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있습니다.

더욱이 이 총리가 각종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민주당의 유력 '잠룡'으로 분류되는 만큼, 정치 1번지에서의 승리를 발판으로 대권 행보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다만 이 총리가 전국 곳곳을 찾아 지원유세에 집중할 수 있는 점, 여야 대치로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 절차가 공직사퇴 시한(지역구 출마 기준 1월 16일)까지 마무리될지 미지수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비례대표 출마 쪽에 무게를 싣는 전망도 나옵니다.

비례대표 출마 시 공직사퇴 시한은 내년 3월 16일입니다.



임 전 실장은 지난달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도권 정치를 떠나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고 쓰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라는 게 당 안팎의 분석입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6월 원래 살던 은평구에서 종로구 평창동으로 이사해 종로 출마설의 중심에 선 바 있습니다.

임 전 실장 자신의 불출마 의지가 여전하더라도 당이 전략적 판단하에 '등판'을 요청할 경우 이를 고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당에서는 황교안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지난 2월 한국당 당권을 거머쥔 뒤 대여 강경 투쟁을 주도하며 '정치 신인' 이미지를 조금씩 불식하고는 있지만, 정치적 도약을 위해 이번 총선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습니다.

한국당이 당 대표급 지도자에게 전략지, 즉 험지에 출마할 것을 권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황 대표도 예외일 수 없다는 말이 나오며 그 전략지가 종로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황 대표가 당 대표로서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점에서 종로 등 지역구 출마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의견도 있습니다.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도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출마를 저울질해왔던 김 전 위원장은 최근 대구를 포기하고 험지에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현재 종로구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여야의 중량감 있는 유력 정치인들이 거론되면서 종로 선거가 내년 총선의 최대 '빅매치'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권의 잠룡이든, 야권의 잠룡이든 종로에서 맞붙어 승리할 경우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빅매치를 마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벌써부터 여의도 일각에서는 '이낙연 대 황교안' 시나리오도 흘러나옵니다. 각종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두 잠룡의 승부이자, 전·현직 총리의 대결이 현실화할지 주목됩니다.

일단 민주당과 한국당은 종로 출마 후보군을 확정하지 않고, 상대 당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종로를 위한 총선 전략을 짤 것으로 전망됩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그동안 정 후보자의 종로 출마 의지가 강한 상황이라 당에서도 다른 구체적인 고려는 미뤄두고 있었다"며 "앞으로 여러 전략적 고려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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