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5월 서울시 서초구 방배 5구역 사업 이후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자취를 감췄던 삼성물산이 최근 주요 재건축 설명회에서 포착되고 있다. 지난 10월 2년6개월여 만에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재건축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는 등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16일 재건축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14일 목동청소년 수련관 1층 목동 대강당에서 열린 목동 7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이하 재준위) 창립총회 및 재건축 설명회에 건설사로는 단독으로 참여했다. 삼성물산은 단지 거주민과 관계자 500여명 앞에서 목동 7단지 입지 분석 설명과 함께 새 아파트 트렌드에 대한 동영상을 상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주택사업 철수설'까지 돌았던 삼성물산의 이 같은 행보는 이대로 라면 3~4년 내 수주절벽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2017년 말 10조3011억원이었던 삼성물산의 주택사업 수주잔액은 신규 수주가 감소하면서 2018년 상반기 9조572억원, 2019년 상반기 7조611억원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올 3분기는 6조8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일각에선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한남 3구역 등 대형사들이 경쟁적으로 달라붙었던 사업이 정부나 조합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재진출에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전처럼 과도한 입찰조건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정비사업에 대한 수주 경쟁력이 여전히 높다는 게 대형건설사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삼성물산이 이번 목동 7단지 설명회에 참여한 것도 이 사업장을 시작으로 향후 순차적으로 진행될 목동 재건축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목동 신시가지는 1985~1988년까지 양천구 목동·신정동에 걸쳐 1~14단지 총 2만6635세대 규모의 택지개발지구로 조성됐다. 117~164%의 낮은 용적률과 넓은 대지지분으로 사업성이 높아 서울에서 얼마 남지 않은 유망 재건축 단지로 평가되고 있다.
1~14단지 모두 지난해 3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으며, 목동 5·6·9·11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상태다. 1~3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단지들이 현재 안전진단 비용 모금을 완료했거나 모금 중이다. 특히 목동 7단지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 124.76%, 건폐율 12.72%로 낮다. 전용 101.2 ㎡의 대지권이 96.19㎡로 대지 지분이 넓어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중의 대장주로 손꼽힌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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