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갑작스럽게 언급한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한국 정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으며 조율 중이라고 반응하고 있어 아베 총리의 발표가 조급하게 느껴지는 상황입니다.
아베 총리는 어제(13일) 일본 언론과 재계 인사 등 사회 지도층이 다수 모인 가운데 공개적으로 열린 내외정세조사회 강연에서 갑자기 이달 24일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문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정상회담은 외교 당국의 줄다리기가 가장 치열한 사안이라서 실무 조율이 끝나서 양국이 공식 발표를 하기 전에는 '미확정'입니다.
실제로 청와대 측은 아베 총리의 발표에 대해 "정상회담 일정을 계속 조율 중"이라며 "최종적으로 회담 일정이 확정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반응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일방적으로 한일 정상회담이 확정된 것처럼 언급한 것은 국내 정치와 비교해 어느 정도 성과가 기대되는 외교 분야로 여론의 관심을 돌리고 싶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그는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으로 인해 최근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등 국내 정치에서는 상당히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지지통신의 최근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7.9% 포인트나 떨어졌습니다.
한일 관계가 수교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아베 총리로서는 극도로 악화한 한일 관계를 타개하기 위해 문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부각할 수 있습니다.
정상회담의 경우 국회 문답 등과 달리 대화 내용이 직접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아베 정권이 일본 국내 여론을 고려해 실제 메시지에 덧칠을 할 여지도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강연에서 한국보다는 중국과의 관계에 관해 매우 길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모두 발언에서 중일 관계가 "완전히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며 내년 봄 추진 중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일본 국빈 방문을 "일중 신시대에 어울리는 방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