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잘 났어. 정말" 기아 K5, 시승평가 `A`…편의·안전 A+, 성능 B+
입력 2019-12-13 09:31  | 수정 2019-12-13 18:08
[사진 제공 = 기아차]

'사전계약 신기록'을 세운 기아 신형 K5가 '국가대표 중형세단'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준수한 실력을 발휘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12일 워커힐호텔(서울 광진구)에서 3세대 K5를 공개하고,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기아차는 이날 K5가 30대의 호응에 힘입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1만6000대가 사전계약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부터 전국 영업점을 통해 사전계약에 들어간 K5의 계약대수는 영업일 기준 사흘(21일, 22일, 25일) 동안 1만28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6월 출시한 올뉴 카니발이 보유하고 있던 16일 기록을 13일이나 단축시킨 것이다. 또 현대차 신형 쏘나타가 지난 3월 사전계약 5일(영업일 기준) 동안 세운 1만대 돌파 기록보다 우수한 실적이다.

시승차는 가솔린 1.6 터보 모델이다. 시승 결론을 말하면, 3세대 K5는 사전계약자들이 "잘 계약했네"라는 평가를 내릴 수준의 준수한 실력을 갖췄다. 등급 평가한다면 'A'다.
디자인은 호불호(好不好)가 항상 갈리는 부분이지만 이번에는 호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계약 흥행도 디자인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사진보다는 실물이 훨씬 낫다. 'A'는 충분히 받을 수 있다.
편의·안전성은 'A+'다. 경쟁차종들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독보적인 첨단 편의·안전사양으로 무장했다. "알아서 척척척" 운전자를 지원하고 보호하고 챙겨준다. 경쟁차종들이 "잘 났어 정말"이라고 시샘할 수준이다.
주행성능은 'B+'다. 일상 주행에서는 차고넘치는 성능을 발휘하지만,'다이어트 엔진' 배기량의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A를 주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마감 품질은 아쉽다. 그래서 'B'다.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하다보니 실내 마감재 테두리나 모서리 부분에서 유격이 생겼다.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이지만 마무리에 좀 더 공을 들여야 한다는 판단이다.
전반적으로 국산 중형세단 시장에서 형제이자 적인 현대차 쏘나타와 함께 1위 쟁탈전을 벌일 만하다.
[사진 제공 = 기아차]
전장x전폭x전고는 4905x1860x1445mm다. 기존 모델보다 50mm 길어지고 25mm 넓어지고 20mm 낮아졌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45mm 길어진 2850mm다. 준대형세단 K7보다 5mm 짧을 뿐이다. 실내공간이 준대형세단 버금가게 넉넉해졌다는 뜻이다.
전체 모습은 '롱 후드 숏 데크' 패스트백 스타일로 늘씬하고 역동적 이미지다. 너무 과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멋을 추구했다.
포르쉐 파나메라처럼 뒤쪽 지붕에서 트렁크 끝까지 경사가 완만한 패스트백 형태로 평범(?)한 다른 세단과 차별성을 강조했다. A필러 하단에서 루프 및 뒷유리 테두리를 거쳐 다시 반대쪽 A필러 하단으로 이어지는 라인을 유자(U) 크롬으로 장식했다. 역동적인 패스트백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올록볼록하게 면을 처리해 볼륨감이 넘치는 후드의 앞쪽은 입술처럼 라디에이터 그릴보다 앞으로 튀어나왔다. 치고 나가려는 질주본능을 발산한다. 기아차 디자인 상징인 '호랑이 코(타이거 노즈) 그릴'은 기존보다 가로가 넓고 세로가 좁게 진화했다. 또 헤드램프와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됐다. 그릴 패턴은 상어껍질처럼 거칠고 날카로운 외관을 지녔지만 촉감은 부드러운 샤크스킨에서 영감을 받아 역동적이면서도 고급스럽다.
후드 좌우 테두리 중앙 부분까지 치고 올라간 주간주행등은 심장 박동을 표시하는 바이탈 사인처럼 역동적인 그래픽으로 디자인됐다.
프런트 범퍼는 쾌속선이 파도를 일으키며 물 위를 빠르게 달리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에어 인테이크 그릴과 에어 커튼은 공기를 빠르게 빨아들이고 빠르게 배출하면서 질주하겠다는 목표의식을 보여준다.
앞모습이 공격성을 추구했다면 뒷모습은 안정감에 초점을 맞췄다. 리어 윙 형태의 좌우 리어램프를 그래픽 바로 연결해 차폭이 실제보다 더 넓어 보이게 만들었다. 리어램프에도 바이탈 사인을 적용했다. 그래픽 바에는 간격을 두고 점점 짧아지는 점등 패턴을 넣었다. 뒤를 따르는 차에게 K5의 속도감과 역동성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진 제공 = 기아차]
실내는 '오감 만족'을 통해 고급스러운 멋을 강조했다. 센테페시아는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운전석 쪽으로 비스듬하게 설계됐다. 스티어링휠은 스포츠 성능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때 많이 사용하는디(D)컷 스타일이다. 1.6 가솔린 터보 모델에만 적영된다.
시동을 켜면 켜지는 12.3인치 대형 클러스터와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시원시원하게 정보를 제공한다. 내비게이션, 라디오, 미디어, 트랙, 셋업 등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디스플레이 옆에 따로 꺼내뒀다.
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테마형 클러스터는 드라이드 모드, 날씨(맑음·흐림·비·눈 등), 시간 등의 주변환경 변화에 따라 12.3인치 클러스터의 배경 화면과 밝기를 자동으로 바꿔 운전의 즐거움과 몰입감을 높여준다.
중앙 송풍구 밑에는 디지털 공조장치 시스템을 배치했다. 온도, 바람 세기, 바람 방향 등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배열했다. 실내 곳곳은 밋밋하고 투박한 플라스틱 대신 촉감이 좋은 나무 무늬 소재로 꾸며 품격을 높였다.
뒷좌석 공간은 넓다. 휠베이스가 늘어 공간이 넉넉해졌다. 머리 위 천정 공간은 움푹하게 파여 답답하지 않다.
다만 마감 품질은 아쉽다. 뒷좌석에 앉아 손을 뻗어 유리창과 루프가 만나는 안쪽 마감재를 만져보면 유격 때문에 손가락 한마디가 들어간다. 평소 손으로 만질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루프와 마감재를 밀착시키거나 접착하지 않으면 벌어진 유격 때문에 마감재가 훼손될 가능성이 생긴다.
안전·편의성은 최고 수준이다. 음성 인식 차량 제어, 공기 청정 시스템(미세먼지 센서 포함), 하차 후 최종 목적지 안내, 테마형 클러스터, 카투홈 등 국산차 최고 수준의 첨단 상호작용형 기술(인터랙티브 기술)을 탑재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함께 개발한 음성 인식 차량 제어는 "에어컨 켜줘"와 같은 직관적인 명령뿐 아니라 "시원하게 해줘", "따뜻하게 해줘", "성에 제거해줘"와 같이 사람에게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얘기할 경우에도 운전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실행한다.
음성 명령만으로 공조뿐 아니라 창문, 스티어링 휠 열선, 시트 열선 및 통풍, 뒷유리 열선 등을 모두 제어할 수 있다.
기아차 최초로 적용한 공기 청정 시스템(미세먼지 센서 포함)은 실내 공기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이를 4단계(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로 공조창에 표시한다. 나쁨 혹은 매우 나쁨일 경우 고성능 콤비 필터를 통해 운전자의 별도 조작이 없어도 자동으로 공기를 정화한다.
마찬가지로 기아차 최초 적용된 하차 후 최종 목적지 안내는 운전자가 차량에서 하차한 위치와 차량 내비게이션에 설정된 최종 목적지가 달라 도보로 이동해야 할 경우 스마트폰 지도로 차량이 정차한 지점과 최종 목적지의 위치를 표시해준다.
카투홈은 차량에서 집 안의 홈 IoT 기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동작을 제어하는 기능으로 차안에서 집안의 조명(침실, 거실, 주방 등), 온도, 가스 밸브, 도어 등을 설정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첨단 편의사양도 다양하게 구비했다. 기아 디지털 키, 주행영상기록장치(빌트인 캠), 개인화 프로필,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이 대표적이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안전 하차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모니터, 서라운드 뷰 모니터, 운전자 주의 경고 등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적용했다.
시승차는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80마력(ps), 최대토크는 27.0kg·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연비(18인치 기준)는 13.2km/ℓ다.
시트는 감촉이 좋다. 몸을 안정적으로 받쳐준다. 화질 좋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눈앞에 펼쳐준다. 따로 디스플레이를 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변속용 기어 스틱은 없다. 다이얼을 돌려 R(후진), N(중립), D(주행)를 선택하고 다이얼 머리 부분에 따로 배치된 P(주차) 버튼을 눌러 멈추는 전자식 변속 다이얼(SBW)를 채택해서다.
변속기 뒤쪽에는 열선 시트·스티어링 조작 버튼과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다이얼이 있다. 그 뒤에는 무선 충전 시스템이 들어있다. 일반적인 가로 타입이 아니라 세로 타입이어서 공간 활용성이 좀 더 좋고 넣고 빼기도 편리하다.
[사진 제공 = 기아차]
주행 모드는 노멀, 스포트, 에코, 스마트, 커스텀으로 구성됐다. 주행 모드에 따라 대시보드부터 도어 트림까지의 그래픽 바 컬러가 변경된다. 앰비언트 라이트다.
노멀 모드에 넣고 저·중속으로 주행할 때는 안락하고 조용하다. 바람소리, 엔진소리, 진동이 적다. 과속방지턱도 깔끔하게 넘어간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쏘나타처럼 계기판 클러스터에 아웃사이드 미러로 볼 수 없는 사각지대가 영상으로 나온다. 아웃사이드 미러를 보지 않아도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할 수 있다. 옆 차선은 물론 그 옆 차선 상황도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꾼 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저음의 "웅" 소리가 성격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한 박자 느리게 반응하지만 탄력을 받으면 시원하게 질주한다. 하지만 엔진소리 외에는 노멀 모드와 차이점이 크지 않다. 스포츠 모드를 좀 더 날카롭게 세팅할 필요가 있다.
물론 패스트백 스타일 외모와 스티어링휠에 붙어 있는 패들시프트 때문에 기대치가 높아진 것도 초기 가속 반응이 한 박자 늦다는 판단에 작용했다. 경쟁차종들과 비교하면 준수한 주행 성능이다. 코너 돌파 실력은 무난한 편이다. 다만, 고속으로 코너링할 때 차체는 튕겨져 나가려는 움직임 없이 비교적 자세를 바로잡지만 타이어 비명소리는 커진다.
구간 단속에서는 사용한 반 자율주행 기능은 만족스럽다. 운전자에게 떠넘기기 않고 알아서 차 스스로 속도와 거리를 제어하며 움직였다. 다른 차가 끼어들어도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달렸다.
K5는 전반적으로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할 디자인, 성능, 편의·안전성을 갖췄다. 이는 사전계약에서도 알 수 있다. 사전계약자 중 20~30대 비중이 53%에 달했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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