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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 `넥스트라운드`의 힘…249개 벤처에 1.5조 연결
입력 2019-12-11 18:03 
'아기상어' 노래로 전 세계를 강타한 유아교육 콘텐츠 제작사 스마트스터디는 지난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넥스트라운드 글로벌 라운드'에 참여해 뜻밖의 기회를 얻었다. 행사에 참여한 '동남아시아 우버' 고젝의 계열사 고젝엔터테인먼트로부터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은 것이다.
스마트스터디는 이후 고젝엔터테인먼트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아기상어 등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 인구 2억7000만명인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물론 동남아로 외연을 확장할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이승규 스마트스터디 공동창업자 겸 이사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다른 유사한 행사와 넥스트라운드의 차이는 KDB산업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산업은행은 주요 투자자"라며 "따라서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 평소 만나기 어려운 해외 유력 기업들을 넥스트라운드에서 만나 교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스터디는 아기상어 영상으로 유튜브 조회수 역대 5위를 기록한 업체다.
산업은행의 벤처 투자 플랫폼 넥스트라운드는 2016년 8월 탄생해 어느덧 혁신 성장 생태계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스타트업과 투자자 간 교두보로 성장한 넥스트라운드는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중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3년4개월 동안 넥스트라운드 기업설명회(IR)를 325번 실시했고, 여기에 1171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 중 249개 회사가 총 1조4503억원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넥스트라운드 운영 넷째 해를 마무리한 산업은행은 11일 '시즌4'의 여정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2019 KDB넥스트라운드 클로징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무위원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 벤처·혁신산업 분야 종사자 25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산업은행은 '연결을 통한 도약'과 '누구나 시작은 벤처였다'는 두 개의 철학을 담아 넥스트라운드를 운영해왔다. 이 회장은 전임자가 만든 넥스트라운드의 가치를 인정하고 기능을 더욱 확대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며 넥스트라운드의 전성기를 견인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 KDB 넥스트라운드 클로징`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DB산업은행]
통상 새로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면 전임자의 업적을 지우기 바쁘지만 이 회장은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에 오히려 넥스트라운드에 힘을 실어줬다. 그 결과 넥스트라운드는 올 한 해에만 전국 10개 지역에서 특별 라운드를 개최하며 투자자와 만날 기회가 비교적 적은 지방 혁신 기업들을 지원사격할 수 있었다. 글로벌 시장과 국내 스타트업들을 이어주기 위한 글로벌 라운드도 중국 상하이(6월)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9월)에서 열렸다. 또 산업은행은 대규모 스타트업 행사인 '2019 넥스트라이즈'를 지난 7월 개최했다.
3년4개월 동안의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다. 새벽배송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마켓컬리는 넥스트라운드 무대에 세 번이나 오르며 투자자들에게 꾸준히 눈도장을 찍었다. 이 결과 국내 투자를 넘어 해외 유명 벤처캐피털인 세콰이어캐피털 등에서 500억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야놀자, 직방 등도 넥스트라운드를 거쳐간 기업들이다.
손 부위원장은 이 같은 성과에 대해 "리오넬 메시를 배출한 바르셀로나 유소년 선수 육성 시스템 '라 마시아'가 떠오른다"고 비유했다. 산업은행은 내년에 시작될 넥스트라운드 '시즌5'를 준비하고 있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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